- 최저임금·주52시간·탄력근로 등
- 노동 현안 해법·부산시 역할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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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저임금제·근로시간제 관련 노동 현안과 부산시의 해법’을 주제로 한 토론회가 27일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리고 있다. 김성효 전문기자 kimsh@kookje.co.kr |
시간당 최저임금(8350원) 인상 시행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정부는 지난 24일 처리 예정이었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을 수정해 오는 31일 다시 의결하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산지역 중소상공인의 영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해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달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부산대 권혁(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7일 부산시의회 2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최저임금제·근로시간제 관련 노동 현안과 부산시의 해법’ 토론회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토론회는 시의회 민생경제특별위원회, 시의회 의정연구단체인 ‘공공의 벗’, 한국공인노무사회 부울경지회가 공동 주최했다. 권 교수는 ‘최저임금제도의 노동법적 의미와 입법 정책적 개선방향’이라는 주제 발제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탁상공론인 경우가 많다”며 “지역별 최저임금제, 산업별 특수성에 맞는 최저임금제를 비롯해 다양한 논의를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앙정부가 합리적인 제도를 만들 수 있도록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현장 자료를 제공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권 교수가 제시한 최저임금제 개선방안은 크게 두 가지. 최저임금을 정치적인 영역이 아닌 경제적인 영역과 객관적이고 예측 가능한 영역에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저임금 자체 금액 때문에 동요하는 측면도 있지만 최저임금이 지닌 예측 불가능성과 막연한 불안감이 최저임금제의 부작용을 낳고 거부감을 가져오는 것”이라며 “최저임금이 갖는 본질적인 개념과 의미를 명확하게 바로잡아 일관된 원칙 아래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주 52시간제, 탄력적 근로시간제의 문제점과 해결방안의 모색’ 발제를 맡은 한국공인노무사회 허병도 고문은 “개정된 근로기준법에는 법정 근로시간의 위반에 관한 사용자 처벌 규정을 강화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으로 변경됐다. 여기서 문제는 사업주가 일방적으로 근로를 강요한 게 아니라 노사가 더 일하기로 합의했더라도 형사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라며 “이런 부작용을 없애려면 형사처벌 조항을 없애고 대신 근로자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허 고문은 “지난 7월 1일부터 주 52시간제가 시행되자마자 처벌이 6개월 유예된 것처럼 앞으로도 강제노동이 아닌 합의노동에 대해 징역형이나 벌금형이 엄격하게 적용되지 않으면 사업주는 차츰 해당 조항이 사문화된 것으로 생각하거나 사실상 무처벌의 관행이 형성돼 애초 입법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진행된 토론에서는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쏟아졌다. 공공운수노조 석병수 부산본부장은 “제한 없는 하루 노동을 가능하게 하는 탄력근로제는 결코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 측면에서 좋은 대안이 아니다”며 “노동자의 건강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하루 노동시간을 제한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경영자총협회 김덕중 본부장은 “예를 들어 철강 업종 등 주문생산 방식의 경우 집중근로 발생을 사전에 예측하기 어렵고, 주문량과 경기에 따라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 기간을 최대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공인노무사회 이재현 노무사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근로기준법령 규정에도 불구하고 장시간 근로 묵인 관행으로 산업 현장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며 “탄력적 근로시간 도입과 운영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근로자의 건강권과 사용자의 ‘연장근로 가산임금 부담 경감’을 조화하는 것인데 현재의 일률적인 탄력적 근로시간제 규정을 업종별로 달리 정하는 방안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