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개혁의지 당부 담겨

대학교수들이 올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선택했다. 임중도원은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논어’ 태백편(泰伯篇)에 실린 고사성어다. 교수신문은 전국의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38.8%(341명)가 임중도원을 꼽았다고 24일 밝혔다.

교수들은 올해의 사자성어에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개혁에 관한 소회를 반영했다. 남북관계 개선과 적폐 청산에서 나름 진전을 이루었음에도 반감과 갈등이 끊이지 않고,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사회 경제 개혁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형국이다. 임중도원을 추천한 전호근 경희대 철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 평화 구상과 각종 국내 정책이 뜻대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난제가 많이 남아 있다”며 “굳센 의지로 잘 해결해 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골랐다”고 말했다. 임중도원을 고른 응답자는 “정부의 개혁이 추진되고 있으나 국내외 반대세력이 많고 언론은 실제의 성과조차 과소평가하며 부작용이나 미진한 점은 과대포장하니 정부가 해결해야 할 짊이 무겁다” “기득권 세력은 집요하고 조급한 다수의 몰이해도 있겠지만 개혁 외에 우리의 미래는 없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3단계 선정 과정을 거친다. 교수신문은 지난 2일 후보추천위원단으로부터 추천받은 사자성어 20개 가운데 예비심사단의 심사를 거쳐 5개를 추렸다.

2위는 응답자 23.9%(210명)가 꼽은 구름만 가득 끼어 있고 비는 내리지 않는다는 뜻의 ‘밀운불우(密雲不雨)’가 차지했다. 고성빈 제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북미 정상회담과 비핵화 합의 등 중대한 변화가 일어났지만 막상 구체적인 열매가 열리지 않고 전망에만 머물러 있는 아쉬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고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