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삐 죄는 한국당

- 민간인 사찰 추가의혹 잇단 제기
- 고발건 서울동부지검 이송 비판
- 특검카드 꺼내 검찰수사 압박도

# 정면 반박 청와대

- 목록은 김태우실적 확인해준 것
- 창조센터장 첩보수집 지시 부인
- 조국, 사법개혁 정면돌파 시사

청와대 특별감찰반 파문이 확산되면서 야권으로부터 사퇴 압박을 받는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정면 돌파’ 메시지를 천명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청와대 특감반의 민간인 사찰 추가 의혹을 제기하며 “조직적으로 이뤄진 불법 사찰”이라고 규정하는 등 파상공세를 펴고 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 세 번째)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 진상조사단 회의 후 브리핑을 하면서 ‘특별감찰반 첩보 이첩 목록’을 가리키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당은 이날 회의를 열고 “청와대가 박용호 전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을 감찰했다. 명백한 민간인 사찰 증거”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내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소속 김용남 전 의원은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첩보 이첩 목록’ 자료를 공개하며 “특감반 이인걸 반장이 김태우 수사관이 생산한 첩보 중 대검찰청에 이첩을 확인하는 자필 서명을 했다. 그 목록 중에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박용호 비리 첩보’가 들어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민간인 신분이고 박 센터장이 공직자 신분인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낸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사건이 서울동부지검으로 이송된 점을 비판하며 특검 가능성을 언급했다. 진상조사단 단장인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검찰이 (전 특감반원) 김태우 수사관에 대한 고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원지검으로 재배당한 반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피고발인인 사건을 서울동부지검으로 보낸 것은 수사할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하면 결국 특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야권의 ‘조국 때리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조 수석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을 지난해 5월 11일 민정수석으로 결정된 이후 수락사를 담은 사진으로 교체했다. 수락사는 “고심 끝에 민정수석직을 수락했습니다. 능력 부족이겠지만 최대한 해보겠습니다.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습니다”고 돼 있다. ‘두들겨 맞겠지만 맞으며 가겠다’는 말은 야권의 공세에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과 검경수사권 조정 등 사법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조 수석은 지난 21일 사법개혁 현안 논의를 위해 열린 당·정·청 회동에서도 사법개혁 관철 의지를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청와대는 이날 한국당이 문제를 제기한 특감반 목록에 대해 “김태우 수사관이 원소속청인 검찰의 승진심사 때 실적을 제출하겠다고 해 특감반장이 사실확인을 해준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박용호 창조경제센터장에 대한 사찰 주장에 대해서는 “특감반장이 해당 첩보를 수집하도록 지시한 바는 없고, 특감반의 감찰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특감반장이 더는 절차를 진행하지 않았다”면서도 “내용 중에 범죄 의심 정보가 포함돼 있어 반부패비서관에게 보고한 뒤 수사 참고 자료로 대검에 이첩했고, 이후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