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2년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북측선수단이 만경봉호를 타고 북한으로 떠나기 전 환송식 모습. 국제신문DB
지난 10월 평양을 방문한 유재수 부산시 경제부시장 일행과 김 부위원장의 면담은 예고 없이 이뤄졌다. 유 부시장은 6일 국제신문과의 통화에서 “평양 방문 마지막날에 예정에 없었던 김 부위원장의 면담 일정이 잡혀서 우리도 좀 놀랬다”고 소개했다. 특히 김 부위원장은 유 부시장에게 먼저 “부산의 부시장이냐”고 관심을 표명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 부시장은 “김 부위원장이 부산에 대해 이미 많은 내용을 파악하고 있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유 부시장은 “김 부위원장의 말을 듣고 경기도나 강원도 등 남북 접경지역이 아니라 부산이 남북 교류 특수를 누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부위원장이 남북 교류협력에서 부산 역할을 강조한 것은 북한의 현실적인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핵·경제 병진’ 노선에서 ‘경제 집중’으로 변경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서는 눈 앞에 보이는 경제 성과가 필요하다. 하지만 철도와 육로 연결을 통한 남북 교류 확대는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점이 북한으로서는 부담이다. 김 부위원장이 유 부시장 일행에게 “육로가 되게 불편하고 남북 철도 연결도 오래 걸린다”고 한 것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경의선 조사를 마친 남북 철도 공동 조사단이 8일부터 동해선 조사에 나서는 등 남북 철도 연결 사업은 이제 걸음마 단계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지 않으면 언제 추가 조사가 이뤄질지 기약하기 어렵다. 북한 철도 사정이 열악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남북 철도 연결이 언제 가능할지도 알 수 없다.
남측 조사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지난 5일 경의선 조사를 마치고 돌아온 직후 가진 브리핑에서 경의선 철도를 새로 깔아야 하는지, 아니면 개보수해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최종적인 건 향후 추가조사나 정밀 조사를 거쳐 안전한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경의선 철도 속도에 대해서도 “시속 20㎞에서 60㎞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부산과의 해상 교류는 대북 제재만 해소되면 즉시 성과를 낼 수 있다. 특히 부산이 서울 등 수도권에 버금가는 동남 경제권의 중추 도시라는 점도 북한이 부산에 주목하고 있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대비해 ‘부산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다. 앞서 유 부시장은 평양을 방문해 북측의 금융시스템 구축을 위해 부산시가 기술지원을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또 10·4선언 11주년 기념식에 공동대표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한 오거돈 부산시장은 한반도항만 물류도시협의체 구성을 포함해 남북의 상생·교류협력을 위한 5개 사업을 제안한 바 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