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노 의원의 갑작스런 비보에 정치권과 지지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서울중부경찰서는 이날 오후 “유족들이 원치 않는 데다 사망 경위에 의혹이 없어 부검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발견된 유서와 관련해 “노 의원 유서가 자필로 작성한 것이 맞다”며 “유서 내용은 유족 요구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노 의원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노 의원은 재치있고 유머러스한 ‘촌철살인’ 화법으로 유명했다. 노 의원이 생전에 남겼던 어록들이다.

(사진=연합뉴스)

▷2018년 1월 24일 자유한국당의 평양올림픽 주장을 반박하며 “올림픽 정신이 추구하는 가치가 바로 평화다. 도대체 ‘평양올림픽’이 뭐냐. 평양에 무슨 콤플렉스라도 있나. 올림픽이 ‘평양올림픽’으로 변질됐다고 하는데, 그런 식이라면 평양냉면도 문제 삼아야지, 왜 냉면은 가만 두나. 냉면 하면 모두 평양 아니면 함흥인데, ‘서울냉면 수원냉면은 왜 없느냐’고 대한요식업협회에 ‘정치적인 중립이 깨진 거 아니냐’고 따지고 항의라도 해야 할 판.“

▷2018년 1월 2일 적폐청산은 정치보복이라는 주장에 반박하며 “청소할 때 청소를 해야지. 청소하는 게 먼지에 대한 보복이라고 얘기하면 말이 되느냐. 적폐청산은 보복이 아니라 잘못된 시대를 엎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

▷2017년 5월 31일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표결을 반대하는 조원진 의원을 촬영하며

“노룩 촬영 해봤습니다” 이낙연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의 총리 인준안 표결을 조원진 당시 새누리당(현 대한애국당) 의원이 반대하자, 표결에 참석했던 노 원내대표가 조 의원쪽을 향해 스마트폰을 비추며 정작 본인은 조 의원을 보지 않고 정면을 응시했다. 노 원내대표는 해당 사진을 SMS에 ‘노룩 촬영’이라 이름 붙여 게재했다. 이는 김무성 당시 바른정당(현 자유한국당) 의원의 ‘노룩패스’를 패러디한 말이다.

▷2014년 7월 30일 재보권 선거에서 언급

“불판을 갈아야 한다”는 말은 2003년 막걸리를 마시던 노 의원과 그의 동료들이 아이디어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노 의원은 2014년 7·30 재보궐선거에서 서울 동작을에 출마하면서 다시 한 번 이 말을 언급해 화제가 됐다. 그는 “정치 불판을 갈겠다”면서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부정부패의 사슬들을 정치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뜯어고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실망과 원망이 쌓여가지만 야당 역시 희망이 되지 못하고 있다”고 한국 정치의 판갈이를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