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바른미래·평화당 회동
- “특검 수용하면 국회 정상화”
- 정의당 제외한 야당 의기투합
- 與 “6월 개헌·국민투표 무산” 비난
- 대통령 거부권 남아… 행사땐 부담
- 여야 ‘강 대 강’ 국면 치달을 듯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23일 지난해 5·9대선 기간 민주당 당원들의 댓글 조작 의혹 사건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대해 특별검사제 도입과 국정조사 시행에 합의하고 공동으로 국회에 특검법안과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야 3당 의석은 국회 재적 의원의 과반이 되므로 ‘드루킹 특검’ 및 국정조사는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재판소가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한 국민투표법 개정 시한을 넘기고 그에 따라 ‘6월 개헌 국민투표’가 무산된 책임을 야당에 돌리는 등 맞공세를 펼치고 있어 정국은 ‘강 대 강’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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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야 3당 대표·원내대표 긴급 회동에서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지도부가 댓글 조작 관련 특검 도입,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에 합의한 후 악수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 조배숙 대표, 바른미래당 박주선 공동대표, 한국당 홍준표 대표, 김성태 원내대표, 바른미래당 김동철 원내대표. 이용우 기자 wylee@kookje.co.kr |
■ 야 3당 “특검 수용 시 국회 정상화”
야 3당은 이날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공동으로 특검법을 발의하고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정의당을 제외한 야당이 의기투합한 것으로, 야 3당은 특검 수용 시 국회를 정상화하겠다고 밝혔다. 야 3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검·개헌·4월 국회 대책 등을 위한 공동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공동입장문에서 “야 3당은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의 진상 규명, 분권과 협치의 시대정신을 반영한 진정한 개헌, 산적한 국회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결의했다”며 “이번 대선 불법 여론조작 사건이 상식과 정의,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사건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야 3당 원내 수석부대표들은 이날 지도부 간 회동 직후 국회에서 따로 만나 특검법안 및 국조요구서의 세부 내용을 논의했다. 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 회동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특별검사 임명 등 관련 법률안인 특검법에 대해 야 3당이 합의했다”고 전했다.
드루킹 사건을 두고 여권에 우호적이었던 평화당이 한국당 바른미래당과 보조를 맞추면서 민주당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 한국당(116석) 바른미래당(30석) 평화당(14석)의 의석수를 합치면 160석으로, 국회 재적의원의 절반을 넘는다. 야 3당이 민주당의 협조 없이도 국회 본회의 표결을 통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 셈이다. 여권이 이 법안을 막으려면 대통령 거부권밖에 남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대통령과 국회가 충돌하는 국면으로 치닫게 돼 여권의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된다.
■여 “6월 개헌 국민투표 무산” 맞불
민주당은 국민투표법 처리를 위한 실무적 데드라인으로 정한 이날 야 3당이 드루킹 사건에 대해 특검 도입을 가시화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야 3당은 국회 정상화의 전제 조건으로 특검 수용을 촉구했지만 민주당 수뇌부는 경찰 및 검찰 수사를 지켜본 뒤 논의하겠다며 사실상 거부했다.
민주당은 이날까지 국민투표법 개정에 최선을 다하고 불발되면 24일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지만 한국당이 ‘국회 보이콧’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인 데다 야 3당은 드루킹 특검과 6월 개헌 국민투표를 연계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24일까지 국민투표법 개정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6월 개헌 국민투표는 현실적으로 어렵게 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야 3당의 정치 공세가 최고조에 달했지만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특검 도입에 대해 ‘선(先) 경찰조사’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민주당은 이날 의총에서 드루킹 사건의 특검 수용을 지도부에 일임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특검 수용에 대해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른바 ‘안희정 미투’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낙마’에 이어 ‘드루킹 특검’에서도 야당의 공세에 밀리면 정국 주도권을 빼앗기는 것은 물론 6월 지방선거에서도 어려운 국면을 맞을 것이라는 기류가 강하다.
이에 따라 민주당 우원식, 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동철, 평화와정의 의원모임 노회찬 원내대표가 이날 만나 국회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으나 특검 도입 문제를 놓고 충돌했다. 이날 회동은 야 3당이 특검법 수용 시 국회를 정상화하겠다는 공동 입장을 밝힌 후 마련된 터라, 막판 극적 타결에 대한 기대감도 있었지만 결국 간극을 좁히는 데 실패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투표법 개정 문제나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정쟁 중단 선언 등의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