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남북한 논의는 축복”
- 문 대통령 ‘베를린 선언’ 지지
- 정의용 “볼턴과 의견 교환”
- 중국 포함한 4자도 가능성

오는 27일 열리는 2018 남북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비핵화와 한반도 종전 선언으로 압축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남북한 종전 논의를 축복한다”고 밝히면서 종전 선언 의제가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지난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비핵화·항구적인 평화 정착·남북관계의 획기적 개선 등을 포괄적으로 담을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어 열흘도 채 남지 않은 남북 정상회담 의제의 윤곽이 뚜렷해졌다.

비핵화와 한반도 종전 선언은 문재인 대통령의 단계적인 한반도 평화 정착 구상의 핵심이다. 이 때문에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끄집어낸 뒤 구체적인 비핵화 프로세스를 밟고, 평화 체제를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문 대통령은 지난해 ‘베를린 선언’에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 구조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종전과 함께 관련국이 참여하는 한반도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을 위해서는 현재의 정전체제를 종전체제로 바꾸는 것부터 해야 한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은 18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방미 기간 존 볼턴 백악관 NSC(국가안보회의) 보좌관과 남·북·미 정상 간 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았다고 밝혔다. 이는 종전 선언이 남북·북미에 이은 남·북·미 정상회담의 과정을 밟아나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다만,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정전체제의 종식 문제가 논의되더라도 즉시 종전 선언을 할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나라가 정전협정의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인데, 이에 따라 남북 정상회담의 비핵화·종전 논의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둔다면 남·북·미 3국 정상회담을 거쳐 남·북·미·중 4국 정상 간 협의로 발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국이 한반도 정전협정의 당사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남·북·미·중이 종전 선언에 함께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청와대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 한 차례로 그치지 않고 남북 정상회담의 정례화 등도 의제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실장도 전날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정례적으로 진행되고, 핫라인으로 중요한 문제를 다루며, 필요하면 수시로 판문점 회담을 할 수 있게 하는 게 관심 사안인데, 이를 중요한 의제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