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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의원 4인 선거구, 거대정당 기득권에 또 막혔다

소수정당 의회진출 취지

  • 국제신문
  •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  |  입력 : 2018-03-16 20:21:32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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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인선거구 1·2당서 당선 독식
- 집행부 견제·감시 제대로 못해
- 부산 법 미비로 필리버스터 한계
- 획정위 안에 구속력 부여 주장도

- 4인선거구 득표차에 대표성 논란
- 의원 나눠먹기 부작용 반론도

6·13지방선거에서 부산지역의 기초의원 4인 선거구 획정은 결국 ‘없던 일’이 됐다. 부산시의회는 16일 제268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전날 기획행정위원회가 수정·상정한 ‘선거구 획정 조례개정안’을 표결에 부쳐 재적의원 39명 중 찬성 36, 반대 2, 기권 1명으로 의결했다.
   
16일 부산시의회 본회의에서 바른미래당 전진영 의원이 4인 선거구제를 2인 선거구제로 환원하는 수정 조례안에 반대 토론을 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seosy@kookje.co.kr
이로써 애초 부산시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제시한 원안(2인 선거구 30, 3인 선거구 23, 4인 선거구 7곳)은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환원시키는 수정안(2인 선거구 44, 3인 선거구 23곳, 4인 선거구 없음)으로 확정됐다. 2014년 지방선거와 비교해 2인 선거구는 8곳 줄었고 3인 선거구는 5곳이 늘었다.

애초 이날 본회의 때 필리버스터(의사 진행 방해)를 예고(국제신문 15일 자 1면 보도)했던 바른미래당 전진영·김쌍우 의원은 반대 토론에 나섰지만, 반대 토론에 허용된 시간 20분을 넘기자마자 마이크가 꺼졌고, 백종헌 의장은 표결을 선언했다.

4인 선거구제 신설은 소수 정당의 의회 진출의 길을 터 주자는 취지다. 2인 선거구제와 3인 선거구제의 경우, 인지도가 앞선 정당의 후보가 당선을 싹쓸이하면서 소수 정당은 의회 입성이 힘든 게 현실이다. 제6대 부산시 기초의회의 정당별 의원 수를 보면 총원 181명 가운데 자유한국당 103명, 더불어민주당 57명으로 양당이 88.4%를 차지하고 있다. 이 외에 바른미래당 15명, 민중당 1명, 무소속 5명이다. 소수 정당과 시민사회단체는 거대 정당이 의회를 독차지하면서 소수의 목소리가 구정에 반영되지 않고 행정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4인 선거구제의 확대를 주장해 왔다.

   
같은 시각 본회의장 앞에서 정의당 부산시당과 시민단체 회원들도 4인 선거구제 확대를 촉구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반면 4인 선거구제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반론도 있다. 한 지역구에서 4명의 구의원을 선출하면 1위와 4위 득표자 간 현격한 득표 차이 탓에 대표성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투표를 통해 지지 정당의 후보를 선출하는 시스템 아래에서 4인 선거구제를 도입하면 자칫 ‘의원 나눠 먹기’로 흐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국을 뒤흔든 이번 4인 선거구제 획정 논란에 대해 거대 정당의 기득권 지키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부산의 경우 시의회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한국당 주도로 원안이 무산됐지만, 민주당 시당은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바른미래당과 정의당 등 소수정당이 반발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시·도 선거구획정위가 마련한 안에 나름대로 ‘구속력’을 부여하는 게 옳다는 지적도 있다. 공직선거법에는 ‘선거구획정위가 마련한 안을 존중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데 다수당이 ‘독과점’한 시·도의회에 선거구획정위 안의 ‘존중’을 기대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까닭이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다음 선거 때도 4인 선거구로 갈등을 겪을 공산이 크다.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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