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
- 절충안 ‘국회 총리추천제’ 제시
- 정의당 국회 의석확대 속내도

더불어민주당과 큰 틀에서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정의당은 개헌에 대한 자유한국당의 의지가 확인된다는 전제조건으로 개헌 국민투표 시기를 문재인 대통령이 주장하는 6월보다 늦춰 잡을 것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정치권의 개헌 논의는 ‘6월 지방선거 및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가 아니라 ‘6월 이후 개헌’으로 국면이 전환될 조짐이다.

정의당 심상정 전 대표가 15일 국회 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개헌 성사를 위한 정의당의 3대 제안을 제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심상정 정의당 헌정특위 위원장은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이 대통령제와 조화를 이루는 분권,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한 입장을 확고히 밝히면 국민투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심 위원장은 이어 “국회의장도 이미 개헌안 합의를 전제로 시기 연기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고 여당 의원들 역시 한국당의 개헌 의지가 담긴 합의가 가능하다면 이를 검토할 수 있다고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개헌의 주요 쟁점인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 심 위원장은 “여당이 (연정으로) 국회 다수파를 구성해 국회의원 중에서 국무총리를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국회 총리추천제’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이원집정부제의 절충안이다.

하지만 심 위원장은 “다만 개헌 방향의 합의도 없이 시기만 연기하자는 것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문 대통령을 향해서는 개헌안을 직접 발의할 게 아니라 국회에 제안하는 방법을 택해 달라고 요청했다. 심 위원장은 “대통령의 헌법 개정 의견을 국회에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국회의 개헌 논의를 촉진하고자 하는 대통령의 뜻은 충분히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의당이 정부·여당의 개헌 시기에 대해 사실상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은 소수 정당인 정의당의 지분 확대가 속내인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연동형 비례대표가 도입되면 정의당의 지지세에 비례하는 국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있다.

이와 함께 심 위원장은 국회 내 개헌 논의의 틀로 여야 5당 원내대표와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이 참여하는 ‘5당 10인 정치협상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와 관련, 정세균 국회의장은 인도·카자흐스탄 공식방문 일정을 마친 지난 14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진행된 언론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오는 21일까지 정부 개헌안을 발의하더라도) 국회는 마지막 순간까지 단일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