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연 전 법제처장이 지난 2월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개헌의원총회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로부터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권유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석연 전 법제처장에 세간이 이목이 쏠리고 있다. 출마만 한다면 현 박원순 서울시장과 팽팽한 2파전을 벌일 것이라는 홍 대표의 확신의 근거가 뭐냐는 거다.

15일 정치계 소식통에 따르면 이 전 처장은 전북 정읍 출신으로 행정고시와 사법시험에 모두 합격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학창 시절의 이력도 이색적이다. 중학교 졸업 6개월 후 대입 검정고시에 합격하며 전북대 법대에 진학한다. 대학 졸업 후 서울대 대학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행정고시(제23회)와 사법시험(제27회)에 합격한 후 법제처와 헌법재판소 등에서 14년간 공직 생활을 했다. 1994년에 공직을 내려놓고 변호사를 개업하며 헌법소송 등 공익소송을 주로 맡았다. 그 무렵 시민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1세대 시민운동가로, 경실련 사무총장(제4대), ‘헌법포럼’ 상임대표,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시변)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그 후 다시 공직에 나가 2008년 3월부터 2010년 8월까지 법제처장을 역임했다.

또 그는 2004년 참여정부 당시 수도이전 계획 위헌 소송을 주도하고 2006년부터 2년간 뉴라이트전국연합 상임대표를 지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2010년 제28대 법제처 처장을 지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보수진영 후보로 나섰으나 곧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 전 처장은 최근 통합진보당 해산, 노무현 대통령 탄핵, 김영란법 기각 등 역사적 현안을 소재로 한 저서 『헌법은 살아있다』를 발간했다.

이외 저서는 『책, 인생을 사로잡다』, 『여행, 인생을 유혹하다』, 『헌법 등대지기』, 『침묵하는 보수로는 나라 못 지킨다』, 『헌법과 반헌법』(공저), 『헌법의 길 통합의 길』, 『헌법소송의 이론과 실제』, 『헌법재판소판례총람』, 『형법총론예해』 등이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한국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헌정사적 시각에서 과도기적 상황에 있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새 헌법의 확정과 더불어 단축돼야 하는 것이 법리적으로 타당하다”며 문 대통령의 임기단축을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 전 처장은 현재 ‘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 ‘21세기비즈니스포럼’ 공동대표, ‘책권하는사회운동본부’ 상임대표, 아산나눔재단, 홍명보장학재단의 이사를 맡고 있다.

한편 이 전 법제처장은 “설날 연휴 직후 홍 대표를 만나 서울시장 출마 권유를 받았다. 홍 대표가 서울은 자기 책임 아래 (공천을) 하겠다고 말해 전략공천으로 알고 있다”며 “다음 주 중에 출마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도 “누구보다 박원순 시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대한민국의 이석연”이라며 “아마 빅 매치가 될 것이다. 선거는 좌우 대결인데 이 전 처장이 나오면서 색깔과 본질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