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횡령·조세포탈 등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자신의 배임 횡령 등 혐의 20가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된 지 5개월여 만인 지난 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두했다. 이미 관련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된 만큼 향후 구속 영장이 청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권의 판단 내용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국회의원은 이날 MBC FM라디오 ‘양지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오늘 조사 결과에 달려 있겠지만 지금 이명박 전 대통령을 소환하기 전까지 많은 증거들을 수사를 통해서 확보해놓은 상황”이라며 “다스의 실소유주가 MB것이라는 데 상당한 증거가 확보돼 있다고 한다. 이 정도로 객관적이고 냉정한 법률적 판단에 의거할 때는 구속 사안”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은 변호사 출신의 법조인이다. 이 의원은 “다른 전직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돼 있다는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 아니냐는 지적은 할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그런 부담 때문에 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음에 역사 앞에, 또 법률사에 있어서 굉장히 더 큰 부담으로 남을 거다. 이건 그냥 객관적으로 따로 떼서 법률적 판단을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건과 관련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이 전 대통령의 측근과 친인척을 소환 조사하는 등 수사를 진행해왔다. 그 결과 이 전 대통령의 측근 2명이 구속됐다.

조사 대상 대부분이 혐의를 주도한 끝 자락 인물로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하는 상황에서 이 전 대통령의 구속 수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 전 대통령이 혐의 일체를 부인해 구속에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박영선 의원도 이 전 대통령의 구속 가능성을 높게 봤다.

박 의원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통령의 핵심 혐의는 뇌물수수”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국정원 활동비 대납도 뇌물수수다. 또 삼성 소송 대납도 뇌물수수고, 이팔성 회장 김백준 비서관으로부터 받은 돈들도 뇌물수수고, 다스를 통해서 그동안 빼 쓴 돈이 수백억 원에 달하는데 이게 다 뇌물”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것은 제가 보기에는 거의 검찰 수사를 통해서 다 밝혀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이 전 대통령을) 구속하는 게 당연하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1억 원이 넘는 것에 대해서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 그리고 지금 뇌물수수의 액수가 100억 원이 넘기 때문에 이것은 구속하는 게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이 전 대통령의 구속 가능성을 60% 정도로 봤다. 그는 “ 만약 구속을 할 거면 한번 정도 더 부를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전날 이 전 대통령 조사는 20개 혐의를 다뤄야 하는 만큼 밤 늦게까지 이어졌지만, 자정 전인 밤 11시55분 끝이 났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