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지방분권…시민 힘으로 <4> 해양·수산·항만·물류 분권

정부서 인허가권 틀어쥐어… 부산 창의적 해양수도 ‘발목’

  • 국제신문
  • 이은정 기자
  •  |  입력 : 2018-01-23 19:08:50
  •  |  본지 7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수변공원 조성 해수부 허가 필요
- 통제권 없어 해운 위기서 무기력
- 관광사업 하나 독자적 추진 못해

- BPA 지방공사화 등 이뤄지면
- 북·신항 개발 등 시가 주도 가능
- 관련법 개정 통한 자율성 확보
- 시 자체 재정 마련 방안은 과제

“시대의 화두인 지방분권시대를 맞아 가장 중요한 분야로 해양·수산·항만·물류를 꼽을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부산을 동북아 해양중심도시로 도약시키겠다고 했다.”
   
김해영 국회의원은 지난 17일 부산항만공사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부산지역 해양현안 정책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부가 부산을 해양중심도시로 육성하겠다고 공공연하게 밝혔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부산발전연구원(BDI)이 해양산업 분야별 중앙권한 지방화 추진 실적을 조사한 결과, 해운항만물류 94건, 수산분야 26건, 해양관광 4건 등 124건에 불과(본지 지난 22일자 1면 보도)했다.

■ 말뿐인 해양중심도시 부산

부산 영도구 태종대에서 유람선을 운항하는 3개 선사가 경쟁을 하며 과도한 호객행위를 벌이는 바람에 차량 정체를 유발하는 일이 빈번하지만 부산시는 딱히 제재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유람선 면허권이 부산해양경찰청에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 중재로 부산해경 부산지방해양수산청 등이 3개 선사와 논의해 2015년 통합운영에 힘썼지만 무산됐다. 올해도 통합운영을 추진하고 있지만 지분 문제로 낙관적이지 않다. 부산시 관계자는 “유람선을 관리하거나 면허증을 주는 업무를 중앙정부에서 하다 보니 시가 선제적으로 나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며 “해양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유람선 관리와 면허권을 이양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적 미항으로 꼽히는 호주 시드니항과 캐나다 밴쿠버항 싱가포르항 등에 관광객이 몰리는 요인 중 하나가 유람선이다. 부산시는 유람선 하나 띄우는 일까지 중앙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부산해수청이 올해부터 남항의 유람선 운항을 허가하면서 시는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 앞에 길이 53m, 너비 15m의 유람선 선착장을 오는 6월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북항에도 유람선을 띄울 계획인데 부산해수청은 용역을 거쳐 허가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부산시가 자체적으로 유람선을 띄우려면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어촌어항법, 공유수면 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 도산사업법, 해양환경관리법, 해사안전법 등에서 허가권자인 해양수산부장관은 부산시장으로 바꿔야 한다.

부산시가 마리나 관광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마리나항만법, 수상레저안전법 등 다양한 법에 따라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어촌에 수변공원을 조성하려 해도 연안관리법에 따라 해수부 장관의 허가가 있어야 한다. 이것이 해양수도 부산의 현실이다.

수산분야에서도 주요 업무는 중앙정부 몫이다. 부산공동어시장 관리·감독 권한도 수협 중앙회에 있고 어업인 확인서, 국제수산물도매시장 시설 개선 권한도 해수부 장관에게 있다. ‘부산항을 사랑하는 시민모임’ 박인호 대표는 “부산이 실제적인 해양수도가 되려면 각종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며 “여전히 해양·항만분야 권한이 중앙에 집중돼 있다”고 밝혔다.

■ 시, BPA 지방공사화 장기과제

한진해운 부도로 촉발된 조선·해양 및 해운산업의 위기 당시에도 부산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신항의 지분이 외국자본에 넘어가면서 부산항만공사가 터미널 운영에 거의 개입할 수 없고 통제권을 전혀 발휘할 수 없었다.

항만은 부산의 주력산업이다. 수출입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인 우리나라에서 국제 교역 화물 대부분이 항만을 통해 수송된다. 항만과 관련된 물류비용 절감은 국가 경쟁력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국제 항만 주도권을 두고 국제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중국은 2001년부터 항만 관리를 모두 지방정부에 이양했다. 이런 개혁 덕분에 세계 10대 항만 중 7개 항만이 중국항만이다.

부산항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항만관리 권한을 부산시에 이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산은 환적화물 처리량으로 세계 2위 항만이지만 부가가치가 낮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2000년 초부터 해양수도를 지향해 인프라를 구축했지만 산업중추 기능이 확보되지 못하면서 진정한 해양수도가 되지 못하고 있고 해양산업경쟁력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항만공사(BPA)의 지방공사화도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부산시는 부산지하철의 지방공사화 전례가 있어 부산항만공사도 부산시 산하기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부산시는 BPA 지방공사화가 이뤄지면 북항과 신항 등 항만개발, 재개발을 시가 주도하면서 보다 체계적으로 도시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부산항만공사의 지방공사화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많다. 항만개발과 투자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데 지방공사가 됐을 때 이런 자금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는 정부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부산항을 개발하고 있지만, 지방공사가 되면 부산시가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 부산항만공사의 지방공사화를 추진하려면 재정 확보 방안을 확실하게 마련하는 게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항만운영법이나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 등에 막혀 사실상 부두 임대업에 머물러 있는 부산항만공사의 자율성이 확보돼야 한다. 부산항만공사가 부산항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부두 운영사 지분을 확보하려해도 관련법상 해수부나 기획재정부의 협의나 승인이 필요해 어려움을 겪어왔다. 지방공사가 돼도 자율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지금처럼 정부 산하기관으로 돼 있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다. 평택대 이동현 교수는 “부산항이 환적중심 항만인 만큼 고도화된 항만운영을 위해 부산항만공사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경영활동에 제약이 되는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서 기타공기업으로 새롭게 분류돼야 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운법 규제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국내의 지방분권, 재정분권 등 움직임에 맞춰 장기적으로는 부산항만공사를 중앙·지방 합작공사 또는 순수 지방공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해양산업] 이미지 크게 보기 click

이은정 기자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민홍철 국방위원회 민주당 간사
부울경 국회의원에 듣는다
이채익 행안위 한국당 간사
우리은행 광고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