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당 김철훈·박영미·변항종
- 한국당 김명수·황보승희 대결
- 안성민 전 위원장 행보 주목

부산 영도구의 선거 구도는 자유한국당의 당협위원장 교체에 따른 갈등으로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김무성 의원이 안성민(55) 전 당협위원장을 밀어내고 새 당협위원장에 선임되면서 안 전 위원장의 출마 여부와 갈등 봉합 정도가 전체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위원장은 아직 구청장 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고심하고 있다. 안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탈락할 경우, 그를 따르는 지역 조직이 반발할 가능성이 커 보수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무성 의원의 정치력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한국당에서는 김 의원과 정치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황보승희(여·41) 부산시의원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고 김명수(54) 복지TV 부울경 방송 대표가 최근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황보 의원은 20대 후반에 정치에 입문한 여성 정치인으로 구의원 3선과 시의원 재선을 거치면서 인지도가 높다. 또 한국당 혁신위가 제시한 ‘여성·청년 공천 50% 우선 공천’ 원칙에 부합해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평가다. 황보 의원은 “재정이 열악한 영도가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국·시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시의 예산 구조를 잘 알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역할을 할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종대의 관광객은 최근 연간 270만 명까지 증가하고 있다. 최근 시의회 5분 발언에서도 밝혔듯 시민공원과 북항 재개발지, 중앙동을 잇는 C-Bay Park선을 태종대까지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며 “영도에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한 ‘에너지 자립섬 ’ 추진을 위해 민간투자 유치와 시민 펀딩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 신인’ 김 대표는 지역의 조선과 관광 등 산업적 특성을 활용한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김 대표는 “조선 업황 침체로 수리조선소 등 공장이 많이 비어 있다. 이 공장들을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관광산업화 하겠다”면서 “태종대에 관광 인프라 확대를 위해 경전철을 유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영도의 토박이 정치인 김철훈(58) 한아름새마을금고 이사장과 지난 대선 때 영입된 ‘뉴페이스’ 박영미(여·56) 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의 각축전에 변항종(61) 전 영도경찰서장이 가세했다.

3선 구의원 경력의 김 이사장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서 41.8%를 득표했지만 어윤태 현 청장에게 석패했다. 그는 “1998년에 입당한 민주당의 영도지역 대표적인 정치인”이라며 인지도와 당내 경쟁력에 대한 자심감을 보였다. 김 이사장은 “영도는 노인 인구가 25%에 달하지만 대다수가 절대 빈곤층이다. 노인 일자리와 복지, 교육 등을 전담할 노인종합센터를 세워 노인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부산 선거 캠프에 영입한 인물이다. 이 때문에 한때 ‘민주당의 전략공천설’이 돌면서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박 부위원장은 지난해 입당해 인지도와 당내 기반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지역에서 광폭 행보를 이어가면서 인지도가 하루가 다르게 높아지고 있다. 그는 “주민의 뜻을 받들어서 숙원사업이 실현될 때까지 끈질기게 일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말보다는 실천하는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 전 서장은 2011년부터 2년간 영도경찰서장으로 근무했던 게 인연이 돼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를 결심했다. 변 전 서장은 ‘태종대 유원지 24시간 개방’이라는 다소 독특한 공약을 밝히고 있다. 그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지닌 태종대를 24시간 개방해 전국의 관광객이 찾아오는 관광 명소로 만들어 재정자립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단일후보로는 김성재(46) 국민의당 중·영도 지역위원장이 나선다. 고신대 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 위원장은 “지역의 문화·예술 확대에 힘 쓰겠다”면서 “통합을 추진 중인 당이 영도에 정치적 거점을 마련하도록 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