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숙 의원. 연합뉴스 사진

박인숙 의원의 예고 없는 탈당으로 9석으로 전락한 바른정당 내부에서는 유감을 표명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1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지난 (김세연 의원의) 탈당은 예고돼 있었는데 어제 탈당은 갑작스러웠다”며 “스스로 돌이켜보며 내가 뭘 잘못했을까. 우리가 가는 길이 뭐가 문제인지 고민했다”고 신경을 토로했다.

이어 오 원내대표는 “어젯밤 몹시 잠을 설쳤다. 가까스로 잠들었지만 악몽에 시달렸다”며 “유승민 대표와 손잡고 함께 힘을 내서 죽음의 계곡을 넘자”고 호소했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이제 당은 비상국면이다. 이미 신당은 창당됐다고 생각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고, 지지를 많이 받을 수 있는 당이 되도록 모든 지혜를 모으자”고 당부했다.

기습 탈당한 박 의원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김성동 바른정당 사무총장은 “쫓기듯 빠져나가는 뒷모습이 처량하다. 당원과 국민의 여망을 짓밟고 나갔다”고 비난했다. 권오을 최고위원도 “변절로 국민을 우롱한 대가가 얼마나 무서운지 보여줘야 한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승민 대표는 박 의원 탈당에 대해 “저를 포함해서 아무도 몰랐다. 경위가 어찌 됐든 당 대표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는지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우리가 갈 길은 흔들림 없이 계속 가겠다”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했다.

정병국 의원도 “지금 우리는 구태정치와 전쟁에 나섰다”며 “1~2명의 이탈자가 있다고 이 전쟁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당원들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서 이기겠다는 분들, 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 다음달 여는 전당대회를 전국 20여 곳에서 동시 개최하기로 하는 등 통합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당내 통합 반대파의 저항이 여전한 것으로 안다”며 “잇따른 탈당에 바른정당 내부적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