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文 주도 저지’ 총력

국회가 15일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개헌·정개특위)의 첫 회의를 열었지만 여야는 주요 쟁점마다 충돌하며 향후 험난한 개헌 논의를 예고했다. 이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력한 ‘개헌 드라이브’를 걸었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관제개헌 반대’를 외치며 장외 집회를 열었다.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헌법개정·정치개혁특별위원회(개헌·정개특위) 첫 회의에서 김재경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한국당 소속 김재경 특위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합의’를 강조하며 성급한 개헌은 안 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내용과 주체, 절차에 대한 합의는 개헌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적 조건이다. 개헌에 관심이 있는 모든 세력은 정치적 합의만이 국민적 여망을 담보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학자 출신인 같은 당 정종섭 의원은 “민주화 이후 역대 정부가 모두 실패했고 대통령 역시 불행한 길을 걸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시절 ‘대통령제가 문제’라고 심각하게 문제를 제기했는데 왜 지금은 침묵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특위 첫 회의에 참석해 “국회가 헌법 개정을 위해 (지난해) 1년이 넘는 긴 시간을 투여한 것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일이다. 특위가 지난해의 성과와 경험을 토대로 국민이 바라는 결과를 내주시길 바란다”며 속도전을 당부했다.

민주당 윤관석 의원은 “개헌에 대해 논의만 하고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국민이 신뢰할 수 있겠나. 결과를 내야 한다”며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 국민투표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개헌·정개특위 첫 회의를 마친 뒤 한국당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 추진 일정을 ‘관제개헌’이라고 주장하며 6월 개헌 저지를 위한 원내·외 병행 투쟁에 돌입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우리 사회가 열망하는 새로운 민주적 가치를 담아, 제왕적 대통령제를 극복하고 정치적 책임성을 제고하는 새로운 헌법의 틀을 만들어가는 국민개헌을 시작할 것이다. 관제개헌, 대통령 개헌을 물리치고 국민과 함께하는 국민개헌을 반드시 쟁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함진규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한국당 국회의원, 당직자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민개헌’이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관제개헌 저지하고 국민개헌 이뤄내자’ ‘개헌이 장난이냐, 국민개헌 쟁취하자’ ‘국민개헌 YES, 문재인 개헌 NO’라는 피켓을 들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