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석대표 등 두 차례 접촉 이어
- 3 대 3 공동보도문 문안 절충 중
- 천해성 차관 “예단하기 힘들어”

- “北대표단 한국 방문에 필요시
- 대북 독자제재 유예 가능성
- 국제사회와 협의 거쳐 검토”

남북은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열린 고위급회담에서 오후 늦게까지 수석대표·4 대 4 대표단 접촉 등 연쇄 회동을 이어가며 구체적인 성과를 내려고 노력을 기울였다.

9일 남북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우리 정부 수석대표인 조명균(앞줄 가운데)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대표단이 판문점으로 출발하고 있다.

남북 고위급회담에 우리 측 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한 천해성 통일부 차관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공동보도문을 남북 양측이 계속 절충했다. 회담이 늘 그렇지만, 예단하기 힘들고 몇 차례 접촉하면서 의견 접근은 되고 있었는데, 끝날 때까지 판단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리선권(가운데)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북측 대표단이 판문점 MDL(군사분계선)을 건너 남측으로 오고 있다.

남북이 이날 오후 늦게 대표 3명씩 참석해 공동문안 협의를 위한 접촉을 진행하면서 ‘공동보도문 타결’에 근접한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남북은 수석대표를 제외한 4명씩 대표끼리 두 차례 접촉을 진행했다. 첫 번째 접촉은 오후 2시30분부터 3시30분까지 1시간 동안, 두 번째 접촉은 오후 4시33분부터 17분간 진행됐다.

남북 접촉에는 우리 측에서 천해성 통일부 차관과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 김기홍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패럴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기획사무차장 등 4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부위원장, 원길우 체육성 부상, 황충성 조평통 부장, 리경식 민족올림픽조직위원회 위원 등 4명이 나섰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평통위원장 간 남북 수석대표 접촉은 오전 11시30분부터 낮 12시20분까지 50분간 진행됐다. 남북 고위급회담 전체회의는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해 11시5분에 끝났다. 남측 대표단은 전체회의에서 기조발언을 통해 북측에 평창동계올림픽에 많은 대표단과 응원단 파견,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을 요청했다. 또 설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고 했으며 이를 위한 적십자회담의 개최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기조발언에서 고위급 대표단과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 선수단,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 등을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양측 대표단이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열린 남북고위급 회담 장소에 도착, 악수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이날 북한이 1년 11개월 만에 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복원한 것도 의미가 있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2016년 2월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처를 하자 북한이 반발해 끊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이 고위급회담 후속 조치로 군사 당국 간 회담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외교부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우리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 유예 가능성과 관련해 북한 대표단의 한국 방문을 위해 필요할 경우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는 평화올림픽 구현을 위해 필요한 사항인 만큼 북한 대표단의 남쪽 방문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사전조치가 필요할 경우 유엔 제재위원회 및 미국 등 관련국들과 긴밀한 협의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의 심각성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확고한 한미 공조와 국제적 협력을 통한 대북제재 압박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판문점=공동취재단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