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SNS 캡처

청와대가 조두순 출소와 관련해 청원 답변을 한다. 일부 논란이 있는 주제들이 올라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진행 내용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청와대가 오늘(6일) 오전 11시50분 고민정 부대변인의 진행으로 ‘일일 라이브, 11시 50분 청와대입니다’ 청원 답변 행사를 진행한다.

세 번째 진행되는 오늘 행사에는 조국 민정수석이 출연해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과 주취감경 폐지 청원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전하고 국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행사는 유튜브와 페이스북 청와대 계정을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돼 시청 가능하며, 국민들은 댓글로 궁금한 사항을 실시간으로 질문하는 형태로 참여가 가능하다.

청와대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기 위한 방법으로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 소통광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 요청 글이 올라와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이 추천하면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가 직접 답변을 하는 식이다.

앞서 첫 번째 답변 대상 청원이었던 ‘청소년보호법 폐지 청원’은 김수현 사회수석과 조국 민정수석이 출연해 답변했으며, 이어 지난 주에는 조국 민정수석이 ‘낙태죄 폐지 청원’에 동영상의 형태로 답변했다.

조국 수석. 연합뉴스 사진

이번 청원 주제인 조두순 출소 반대와 주취감경 폐지 역시 법적 사안인 만큼 법학 전문가인 조 수석이 답변을 맡았다.

먼저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의 경우 지난 9월 6일 등록된 후 63일이 지난 지난달 7일 추천자가 20만 명을 넘겼기 때문에 답변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해당 사안에 대한 대중의 높은 관심을 반영해 답변 대상에 포함 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사부재리(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똑같은 내용의 공소 제기는 불가) 원칙 때문에 재심을 통해 조두순의 형량이 늘어날 확률이 없는 상황에서 청원 요청이 전격 수락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조두순은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교회 앞에서 같은 동네에 거주 중인 초등학생 나영 양을 교회 안 화장실로 납치해 강간 상해한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이다. 3년 뒤인 2020년 12월 출소를 앞두고 반대 여론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형이 확정된 뒤 재심은 피고인이 불리한 재판을 받았거나, 새로운 범죄가 드러나거나, 기존 범죄의 새로운 증거가 나왔을 때 가능하다”며 보호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와 관련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잠재적 피해자와 사회를 보호할 보안처분을 신설하는 입법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조 수석이 국민과 이야기를 나눠야 할 사안은 ‘주취(酒醉) 감경 폐지’ 청원 내용이다. 이 주제는 앞서 조두순 출소 반대 청원의 업그레이드 판이라고 할 수 있다. 조두순의 출소가 원칙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2의 조두순 재판을 막자는 쪽으로 여론이 발전한 것이다.

2009년 검찰이 조두순에게 강간상해 혐의로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법원은 징역 12년형을 확정했다. 범행 당시 만취 상태였다는 조두순의 주장이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심신미약으로 인정되면 판사는 반드시 형량을 감경해야 하고(형법 10조) ‘술에 취한 상태’는 어떤 범죄에서든 대표적인 심신미약 사유로 인정된다.

이에 논의 대상인 청원 내용은 모든 죄에서 ‘주취 감경’을 폐지해 또 다른 조두순이 법 감정에 비해 가벼운 처벌을 받고 풀려나지 못하게 하자는 게 골자다. 그러나 법조계의 반응은 신중하다. ‘책임이 없으면 형벌이 없다’는 책임주의가 범죄와 형벌을 다루는 형사법의 대원칙이기 때문이다. 주취 등 이유로 사리 분별 능력을 상실해 법적 책임을 질 거라고 생각지 못하고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는 법적 책임을 감경 또는 면제하는 게 형벌 체계의 뼈대라는 이야기다. 법 전문가들은 “자기 의지대로 술을 마셨어도 범죄 의도 없이 결과를 발생시킨 경우는 범죄를 예견하면서 술을 마신 사람과는 달리 봐야 한다는 게 책임 원칙”이라며 “주취 감경을 폐지하는 것은 형벌 체계에 혼란을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부 논란이 있는 주제들이 이번 청와대 답변 자리에 올라오는 만큼 조 수석이 어떤 이야기를 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는 게 대중의 반응이다. 한 누리꾼은 “여태껏 이런 모습은 본 적이 없다. 제발 사이다 같은 발언을 들을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