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시락으로 점심 때우며 협상
- 김동연 경제부총리도 논의 참여
- 공무원 수 막판까지 ‘깨알 조정’
- 여론 뭇매 부담감에 극적 타협
여야는 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 시한을 이틀 넘긴 4일, 7시간에 걸친 ‘마라톤 협의’ 끝에 극적 합의를 이뤄냈다. 2014년 국회선진화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예산안 처리가 법정 시한을 넘긴 상황에서 더 지연될 경우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전 예정돼 있던 정세균 국회의장과의 정례 회동을 취소하고 곧바로 3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이 참석하는 비공개 회동을 이어가며 예산안 처리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3당 원내대표는 이날 점심 도시락을 시켜 먹는 등 시간을 아껴가며 협상에 나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 역시 회동장에 머무르며 논의에 참여했다.
회동장에서는 막판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안을 만들기 위한 원내대표들의 팽팽한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공무원 증원 규모만 하더라도 여야의 줄다리기 끝에 9500명으로 조정했다가 막판에 야당의 요구로 25명을 더 줄여 9475명으로 합의하는 등 ‘깨알 조정’을 했다. 일각에서는 ‘9500명으로 합의할 경우 반올림하면 여당이 사수하려 했던 1만 명이 된다는 점을 의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법인세 인상 역시 애초 ‘과세표준 최고구간 2000억 원 이상, 최고세율 24%’ 안을 두고 논의가 되다가 막판에 ‘과세표준 최고구간 3000억 원 이상, 최고세율 25%’ 안으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기금에 타협하면서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이 새어 나왔다. 특히 여야 실무진의 합의문 초안 작성 소식이 들리면서 협상 타결 임박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고, 결국 7시간의 마라톤 협상 끝에 합의문을 발표할 수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원내대변인은 예산안 타결과 관련해 “우리 당은 통 큰 양보를 통해 문재인 정부 첫 예산의 ‘사람중심’ 가치를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이번 예산안 타결은 국민의당이라는 제3정당의 선도적 대안 제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만, 공무원 증원과 법인세 조정 문제를 유보한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협상을 담당한 사람으로서 공무원 증원을 받아들일 수 없다. 의총에서 제 의견(유보 입장)이 받아들여지면 본회의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