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흥국(58)이 이명박 정부 당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2011년 당시 해병대 마라톤 대회. 정몽준 전 대표와 김흥국, 나경원 당시 한나라당 최고위원의 모습. 연합뉴스

4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보수성향의 깅흥국은 2011년 당시 진행중이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 ‘두시 만세’에서 하차하게 됐다. 당시는 방송인 김미화 등 정부에 비판적 연예인을 ‘좌편향’으로 분류해 퇴출시키던 때로 ‘보수성향’으로 알려진 김흥국이 하차통보를 받은 것은 연예인 퇴출 작업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하려는 희생양이었다는 해석이 잇따르고 있다.

당시 MBC는 김흥국의 하차 이유에 대해 ‘김흥국 씨 일신상의 이유로 자진하차했다’고 밝혔지만 김흥국은 ‘라디오본부장으로부터 선거 유세 현장에 간 게 문제가 됐다’고 하차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2011년 6월 15일 국정원 작성 ‘MBC 대상 종북성향 MC·연예인 퇴출조치 협조 결과’ 문건에서 김흥국의 하차가 이른바 ‘종북성향 연예인 퇴출’의 전초지였음을 시사하는 내용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의 김흥국의 라디오 프로그램 하차에 우려를 표하자, 김재철 당시 MBC 사장(64)의 측근이던 한 보도부문 간부는 “이번 김흥국 퇴진은 MBC 내 중북성향 진행자와 연예인에 대한 퇴출 작업의 ‘종착점’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는 점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국정원에 전했다.

이어서 해당 보도부문 간부는 “보수 연예인은 김흥국 1명이지만, 축출 대상 종북 방송인은 여러 명”이라며 김씨 퇴출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결국 김흥국의 희생은 여권에 ‘1 대 4~5’의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고, 국정원 관계자는 이를 문건에 적어 보고했다.

이후 국정원과 MBC는 김여진·김제동·윤도현씨 등을 쫓아내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ㄱ씨는 국정원에 “앞으로 국정에 부담을 주지 않고 ‘가장 지능적이고 신속한 방법’으로 일을 처리해 가겠다. 일단 믿고 맡겨주기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문건에 적시돼 있다.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