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안 논의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이번 주로 예정됐던 청탁금지법 관련 대국민보고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애초 국민권익위원회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업무보고 때 청탁금지법의 긍정적인 면, 부정적인 면에 관해 대국민보고를 하라고 지시함에 따라 이달 말 혹은 다음 달 초를 목표로 대국민보고대회를 준비해왔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의 음식물·선물·경조사비 상한액을 일컫는 이른바 ‘3·5·10’ 규정 개정안이 지난 27일 전원위에서 통과되면 당정협의를 거쳐 대국민보고대회를 열어 발표하고, 법 개정 작업을 연내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개정안이 부결되면서 후속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권익위로서는 대국민보고대회를 개최하기로 한 이상 전원위를 다시 열어 권익위의 입장을 정리해야 한다. 다만, 개정안을 재상정하는 시기와 개정안의 전폭적인 수정 등과 관련해 다시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일각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 여부는 박은정 권익위원장의 의지에 달려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익위 회의 운영규칙 상 위원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전원위 수시회의’를 개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전날 찬성 6명, 반대 5명, 기권 1명으로 과반에 실패해 부결된 개정안에 대해 박 위원장이 ‘찬성’하게 되면 개정안이 통과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위원장이 전날 전원위에 불참한 것 자체가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