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BIFF 파행 놓고 파상공세
- 서병수 “김기춘 전화통화 사실
- 상영금지 아닌 정치적 우려 내용
- 독립성 훼손한 일 하지 않았다”

여야가 바뀐 가운데 24일 부산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국정감사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부산시장 선거 때 자유한국당의 유력 후보인 서병수 시장을 겨냥해 부산국제영화제(BIFF) 독립성 등에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2014년 7월 취임한 서 시장은 처음으로 ‘진땀 국감’을 치렀다. 2014년에는 부산시 국감이 없었고, 이듬해에는 당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여당이어서 국감이 아닌 ‘국정 간담회’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지난해에는 태풍 ‘차바’ 피해 복구를 위한 해운대 마린시티 현장 시찰로 국감을 대신했다.

이날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서 시장이 정치적 이유로 영화 ‘다이빙벨’의 상영을 금지한 것은 헌법에 보장된 학문과 예술의 자유에 대한 탄압”이라며 “사과할 뜻이 없느냐”고 포문을 열었다. 서 시장은 “부산시가 어떤 탄압을 했다는 말인가. BIFF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 뿐 독립성과 투명성을 훼손한 일을 하지 않았다. 사과할 뜻이 없다”고 맞섰다. 이어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BIFF 파행에 대해 서 시장이 반성하지 않는다며 “뻔뻔스럽다”고 말했고, 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이 이에 발끈하면서 한때 국감장에 고성이 오갔다.

이 의원은 “BIFF 탄압의 배후는 (박근혜) 정권이고 기획에 일조한 것은 부산시다. 2014년 BIFF 시작 전 당시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서 시장에게 전화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이런 상황에서 (서 시장이) 다음 시장 선거 출마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 시장은 “김 실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사실은 있지만, 상영 금지가 아닌 정치적 논란을 우려하는 내용이었다”며 “중앙정부의 정책과 부산시의 정책을 연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 일방적인 주장이다”며 반박하자 이 의원은 “뻔뻔스럽다. 국민하고 싸우자는 것인가”라며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은 이 의원의 ‘뻔뻔하다’는 표현을 문제 삼으며 공방에 합류했다. 장 의원은 “부산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 의원의 말에 모욕감을 느낀다. 시민의 표로 선출된 시장에 대해 아무리 국회의원이라고 하지만 인격을 모독할 수 있느냐”며 “영화제와 관련된 대통령 기록물과 서 시장이 연계됐다는 증거가 있나. 이게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받았다. 장 의원의 공세에 이번에는 민주당의 박남춘 의원이 맞대응했다. 박 의원은 “국감을 하다 보면 과격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국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동료 의원에 대한 공격성 발언은 적절치 않다”며 설전을 이어갔다.

설전은 한국당 소속 유재중 행안위원장이 “국감 현장은 생중계된다. 지켜보는 국민과 언론이 평가할 것”이라며 양 측에 경고하면서 가라앉았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