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행기 동해안 이동 후속조치

북한이 미국 전략폭격기 B-1B ‘랜서’ 편대의 지난 23일 밤 북한 동해 국제공역 비행 당시 이에 대해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런 사실을 알고 난 뒤 비행기를 이동 배치하는 등 동해안 전력을 강화하는 후속 조처를 했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이같이 보고했다고 이철우 국회 정보위원장이 전했다. 이 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이번에 (B-1B 비행이) 자정 무렵이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고 레이더 등에서도 강하게 잡히지 않아 (대응) 조치를 못한 것 같다. 한마디로 말하면 B-1B가 들어갔을 때 북한에서는 아무 조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북한의 동향과 관련해 “미군 측이 ‘(북한이) 아마 깜짝 놀랐을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의) 반응이 없는 것은 중국 러시아와 상의한 결과다. 북한이 잘 모르는 것 같아 B-1B 궤적을 공개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당시 북한의 반응이 없었던 것은 몰라서 그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중국 러시아와 상의했다’는 것은 북한이 B-1B의 비행을 인지하지 못했으므로 중국과 러시아의 대공 방어망을 통해 확인했을 것이라는 추정이다.

국정원은 북한이 B-1B 출격에 대한 후속 대응으로 비행기 이동 전개 등의 조처를 했다고 보고했다. 이 위원장은 “북한에서는 그 이후 비행기를 좀 이동시키고 동해안 쪽으로 강화하는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한 정보위원은 “황해도에 있는 비행기를 동해안 쪽으로 이동시켰으며, 북한이 B-1B 출격 이후에 초계비행도 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간담회에서 B-1B 출격과 관련해 한미 간 사전에 협의했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협의 과정은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동향과 관련해 “북한도 선보고 하고 후조치하라고 지시하고 있다. 우발적 도발이나 충돌이 없도록 조심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