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경남 국회의원들은 25일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을 향해 “권한대행은 선출되지 않은 만큼 도정의 큰 틀에 손대서는 안 된다”고 요구했다.

25일 국회 자유한국당 정책위회의실에서 열린 한국당 경남도당과 경남도와의 당정협의회에 앞서 김한표 경남도당 위원장을 비롯한 의원들과 한경호 경남도지사 권한대행 등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한국당 경남도당과 경남도는 이날 국회에서 5·9대선 이후 첫 당정협의회를 개최했다. 여야가 바뀌고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경남지사를 사퇴한 뒤 처음 열린 협의회여서 이목이 쏠렸다. 이날 협의회에는 12명의 한국당 경남 의원 전원,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 권한대행, 박동식 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협의회에서 김재경 의원은 “한 대행이 무상 의료나 급식에 관해 오해에 휩쓸릴 이유가 없다. 임시직인 한 대행은 도정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대출 의원도 “경남도 홈페이지를 보면 한국당 관련 보도자료는 단 한 건인 데 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관련 보도자료는 6건에 달했다. 한 대행은 정파적 오해를 사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윤영석 의원도 “적절한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박완수 의원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계층이든, 지역이든 한 대행이 균형 감각을 갖고 도정을 운영해달라”고 요청했다.

의원들은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한 대행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김성찬 의원은 “부산항만공사(BPA) 항만위원을 부산과 경남이 동수로 추천하자는 법안이 있는데 서병수 부산시장과 시민단체가 이에 반대하며 들고 일어났다. 경남은 바다에 대해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고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이주영 의원은 “4차 산업혁명에 관해 도에서 자료를 만들었는데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로봇산업이 빠졌다. 대구시가 제조용 로봇기업인 일본 야스카와 전기를 유치했는데 이 업체는 경남도에서 로봇산업을 진흥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 대행은 “공직자로서 기준과 원칙에 따라 도정에 임한다는 마음가짐에는 변화가 없다. ‘전임 지사의 흔적을 지운다’는 등의 일은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 대행은 또 항만위원 추천권과 관련, 해양수산국에 관련 TF를 설치해 대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애초 이달 초 열기로 한 한국당과 당정협의회를 연기하고 민주당과 먼저 협의회를 열었다. 김한표 도당 위원장은 이에 대해 “통 큰 정치를 하는 차원에서 이번에는 넘어가기로 했다. 그런 일로 서로 반목하거나 불신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