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국민의당과 협치 제도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국민의당의 협조가 없으면 언제든지 ‘제2의 김이수(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부결 사태’가 재발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이다.

우선 여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여야정 협의체’와는 별개로 국민의당과 별도의 ‘2+2(당 대표 및 원내대표) 협의체’나 ‘3+3(당 대표 및 원내대표, 정책위의장)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를 통해 상시로 인사·입법·예산 문제 등을 국민의당과 협의하자는 구상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당과의 정책 연대의 필요성은 물론 제한적 연정 주장도 제기됐다. 국민의당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추천권을 주는 등의 방식을 통해 확실하게 같은 편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한 발 더 나가 여소야대의 한계를 근본적으로 넘어서려면 국민의당과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만,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으로 급한 불을 끈 만큼 양당 협력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나 동력이 당장은 크지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자유한국당은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김명수 인준안’ 처리 과정에서 선거제도 개편 등을 논의한 것을 지적하며 “추악한 뒷거래”라고 맹비난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연대로 한국당이 고립되는 상황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민주당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국민의당의 기회주의적 모습에 많은 국민은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을 기만하지 말고 아예 민주당과 합당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