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 :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20일 오후 롯데호텔 부산에서 열린 국제 아카데미 13기 제2주 차 강사로 나선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보수 재건의 길’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이 20일 국제 아카데미 13기 2주 차 강의를 하고 있다. 서순용 선임기자

유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보수가 쫄딱 망했다. 그런데 망한 원인이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잘못된 게 차곡차곡 쌓여서 망했다. 국정 농단 사태가 없었고 예정대로 올 연말에 대선이 치러졌더라도 보수가 집권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유 의원은 최근 쟁점이 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보수의 몰락이 단순히 최순실 국정 농단 탓이었다면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주장처럼 박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고 다시 합치면 끝난다. 하지만 과거에 대한 반성 없이는 어렵다. 지금까지 보수의 이념과 노선, 정책으로는 새로운 세대와 중산층, 빈곤층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지금은 고생하고 힘들지만 개혁 보수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지금 바른정당이 한국당으로 흡수되면 새로운 보수에 기대를 거는 20·30·40·50대의 표는 다 날아가고 15% 안팎의 한국당이 지닌 고정 지지층에 갇혀서 살게 된다. 그렇게 되면 보수의 변화나 재건은 없다. 눈앞의 지방선거만 볼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바른정당이 주도하는 새로운 보수를 중심으로 한 재건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 재건의 실험이 성공하지 못하고 한국당으로 대변되는 기존 보수로 돌아간다면 보수 정치는 상당 기간 희망이 안 보일 것이다. 시일이 오래 걸리겠지만 지금 문재인 정부가 하는 위험한 안보·복지·경제·노동·교육 정책에 대해 책임감 있게 대응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보수 세력으로 성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