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총리 주도 관리 지시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살충제 계란’ 파동 해소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종합 관리와 전수조사 결과 공개를 지시했다. 또 당·정·청은 기준치 초과 여부와 관계없이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모든 계란을 회수해 폐기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정감사 때 이미 살충제 계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음에도 정부가 계속 방치하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이 거세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이낙연 국무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이번 건의 주무부처가 농림축산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로 이원화돼 중복 발표가 이뤄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하며 “총리가 범정부적으로 종합 관리하고, 현재 진행되는 전수조사 결과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리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정부·청와대도 당·정·청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민주당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정부와 당, 청와대의 입장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모든 계란에 대해 회수·폐기하는 것”이라며 “정부에선 또 기준치 이하가 나왔을지라도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회수·폐기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정부의 뒷북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지난해 10월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 때 살충제 계란에 대한 우려가 이미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감 때 민주당 기동민 의원은 “축산 농가들이 (닭의) 진드기를 털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으므로 그냥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손문기 식약처장은 “계란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대로 대책 마련을 하지 않았고, 결국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류영진 식약처장도 지난 10일 취임 이후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국산 계란과 닭고기에서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불과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정부 발표를 뒤집는 결과가 나와 정부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