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사땐 1년7개월 만의 당국회담
-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 담아
- 상봉보다 군사회담 관심 높을 듯
- 여야 환영 속 “군사회담 신중”
정부가 17일 북한에 군사당국회담과 적십자 회담을 동시에 제안하면서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눈길이 쏠리고 있다. 북한이 우리의 회담 제안에 응한다면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1년 7개월여 만에 남북 당국 회담이 성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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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주석 국방부 차관이 17일 국방부에서 남북군사당국회담 개최를 제의하고 있다(왼쪽 사진).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회장 직무대행도 이날 서울 대한적십자사에서 이산가족 상봉 추진을 위한 남북적십자회담 개최를 북한에 제의했다. 연합뉴스 |
현 상황에서는 북한이 군사회담에 나올 가능성이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논의할 적십자회담에 응할 가능성보다는 크다는 분석이 많다. 우선 군사회담 의제인 ‘상호 적대 행위 중지’는 북한도 대북 확성기 방송이나 대북 전단 살포 등을 이른바 ‘체제 존엄’과 관련된 문제로 여겨 관심도가 높다. 북한은 지난 15일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베를린 구상’에 대한 첫 반응을 내놓으면서 “제2의 6·15시대로 가는 노정에서 북과 남이 함께 떼야 할 첫발은 당연히 북남관계의 근본 문제인 정치·군사적 대결 상태를 해소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측이 무응답 하거나 다음 달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중단을 요구하면서 역제안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할 적십자회담에 대해선 북한이 쉽게 응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산가족 상봉행사는 2015년 10월 이후 1년 9개월째 열리지 않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 탈북한 여종업원 12명을 비롯해 탈북한 뒤 남한에 정착했지만 북송을 요구하는 김련희 씨의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입장을 펴왔다.
북한이 어떤 식의 반응을 하든지 남북 간 연락 채널만 복원돼도 정부의 회담 제안이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지난해 2월 개성공단 폐쇄에 대한 대응으로 북한이 군 통신선과 판문점 연락채널을 차단하는 조처를 하고 난 뒤 사실상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 채널이 완전히 끊긴 상태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책의 엇박자 우려도 제기된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 14’ 시험 발사 이후 미국 주도의 대북 압박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정부의 동시 회담 제안이 나왔기 때문이다.
정부 제안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도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한반도 문제의 주도적 해결을 위한 매우 시의적절한 대처”라고 북한의 호응을 기대했다. 이와 달리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환영 입장을 밝히면서도 군사 회담 제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자세를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고 북한이 연이어 도발하는 이 시기에 우리 정부가 일방적으로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