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北대응 촉각… 남북관계 분수령
정부는 17일 군사분계선(MDL) 내 적대 행위 중단을 위한 군사당국회담과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북한에 동시 제의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북한에 당국 간 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의 반응에 따라 문재인 정부 초기 남북관계가 중대 분수령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주석 국방부 차관은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오는 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다”고 밝혔다. 회담이 열리면 남북이 각각 진행하는 확성기 방송 중단과 전단 살포 문제 등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회장 직무대행도 이날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추석 계기 이산가족 상봉행사 개최 등 인도적 현안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적십자회담을 다음 달 1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 평화의집에서 열 것을 제의한다”고 말했다.
두 회담을 제안한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일 독일에서 밝힌 ‘신(新)한반도 평화비전’, 이른바 ‘베를린 구상’의 후속 조처 차원이다. 문 대통령은 ‘베를린 구상’에서 휴전협정 64주년인 오는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 내 적대 행위를 상호 중단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 10·4 정상 선언 10주년이자 추석인 10월 4일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자고 제안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진정으로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을 추구하고 과거 남북이 합의한 7·4 공동성명, 남북기본합의서, 6·15 공동선언 및 10·4 정상 선언을 존중한다는 입장이라면 우리의 진정성 있는 제안에 호응해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과거 군사회담에 대해선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 회담 성사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관측이 많다. 이와 달리 적십자회담에 응할지는 불투명하다. 북한은 지난해 4월 중국 내 북한식당에서 일하다가 탈북한 여종업원 12명과,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뒤 다시 북송을 요구하는 김련희 씨의 송환 없이는 이산가족 상봉은 없다는 주장을 밝혀왔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