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인사 대치'로 답보 상태를 이어가던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에 물꼬가 트였다. 국민의당의 인사청문회-추경 분리 대응 방침에 의한 것이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송영무 국방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불가 입장을 재확인해 청와대가 이들의 임명을 강행하면 추경 파행이 재연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당은 3일 의원총회를 열어 7월 국회에서 상임위별 추경 심사를 시작하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심사를 개시할 것을 결정했다고 최명길 원내대변인이 밝혔다. 국민의당은 송영무, 조대엽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상임위 전체회의는 불참하기로 했다. 다만,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부적격과 적격 의견을 같은 분량으로 담는 방식으로 청문보고서 채택에 응하기로 했다. 결국, 이날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는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를 채택했다.

국민의당이 추경 심사 참여로 돌아서면서 더불어민주당도 추경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이 위원장을 맡지 않은 상임위를 중심으로 추경 심사 착수를 준비 중이다. 이번 추경과 관련한 13개 상임위 가운데 8곳이 한국당을 뺀 여야 3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다. 바른정당은 일찌감치 추경 심사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김상곤·송영무·조대엽 후보자에 대해 "역대급 부적격자다. 이들 세 사람에 대한 임명을 강행하면 국내 정치의 파탄은 물론 장기간 정국 파행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해 놓고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정안 등 다른 현안이 원만히 풀릴 것을 기대하는 자체가 과욕이고 어불성설"이라고 비난했다. 정 원내대표는 그러면서도 "경제 관료 출신으로서 추경의 의미를 잘 알고 불필요하게 정치적 쟁점으로 삼을 의도는 없다"면서 "정부 여당이 진정성을 갖고 법적 요건 문제를 해소하면서 내용적 측면의 수정에 노력한다면 해결의 실마리를 열어갈 수 있다"며 협상의 여지는 열어놓았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