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합류 타진설'을 둘러싸고 자유한국당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홍준표 후보와 원유철 후보가 장외에서 설전을 벌였다. 이와 관련해 홍 후보는 "거짓말"이라면서 '바른정당 합류설'에 맞장구를 친 원 후보를 비난하자, 원 후보가 '현대판 정치 파쇼'라며 역공을 펼쳤다.

26일 열린 제2차 전당대회에 참석한 홍준표 당 대표 후보가, 바른정당 합류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원유철 후보의 발언에 화가 나 행사장을 나가고 있다.연합뉴스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은 자신의 저서 '나는 반성한다'에서 "홍준표 전 지사는 (지난) 2월 26일 정치자금법 위반 항소심 재판을 앞두고 있었는데, 무죄 판결을 받으면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고 공개한 바 있다. 정 의원은 책에서 "(홍 전 지사가 자유한국당에 남은 후) 친박을 몰아낼 테니 이후 당을 합치자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믿지는 않았다. 친박을 몰아내기는커녕 친박과 그 지지층에 기대 대선에 출마하고 20%대 지지를 받은 것에 만족하는 모양새"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는 26일 오후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당 대표 충청권 합동연설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자청해 "내가 바른정당 창당 당시 측근을 통해 합류 의사를 전했다는 (바른정당) 정 의원의 이야기는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원 후보는 이날 합동연설회에서 "충격적인 사실"이라며 이런 내용을 직접 언급했다. 또 원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한국당에 '현대판 정치 파쇼'가 탄생하려 하고 있다. 한국당의 미래와 대한민국을 위해 내가 반드시 저지한다"며 홍 후보에게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홍 후보는 "내 기억으로는 (바른정당의) 주호영 원내대표가 그때 아침저녁으로 전화해 바른정당으로 오라고 했다"며 "나는 재판 중이니 지금 말할 처지가 못 된다며 거절한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영남권 자치단체장에게 전화를 걸어 (새누리당) 탈당을 만류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 달을 버티기 어려우니 함부로 움직이지 말라고 했을 정도"라고 강조했다.

손균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