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영사관 앞 설치된 소녀상
- 공공조형물 여부 놓고는 이견
- 지원 대상 포함 갈등 재연될 듯
지난달 17일 상정 보류로 논란을 빚었던 일명 '소녀상 조례안'(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이 23일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복지위) 심의에서 수정 가결됐다. 조례안은 오는 30일 본회의에서 제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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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에서 열린 일명 '소녀상 조례안' 심의에서 발의자인 정명희(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날 상임위 조례안 심의는 국내 언론과 일본 NHK, 시민단체 회원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시의회 복지위는 기존 조례안에서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지원사업(6조) 중 월 50만 원의 부산시 지원금을 100만 원으로 상향하고, 설날과 추석 등 명절 위문금 50만 원 조항을 신설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부산에는 현재 95세의 위안부 피해자 1명이 생존해 있다.
하지만 논란의 본질인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 지원 여부에 대해서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례를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정명희(비례대표) 의원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아 향후 논쟁의 불씨만 남겼다는 지적이다.
조례를 발의한 정 의원과 시민단체는 조례 제정을 통해 일본영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이 법적으로 관리를 받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열렸다는 주장을 펼쳐왔다. 이와 달리 한국당 소속 시의원들은 실정법상 불법 조형물(도로교통법상 불법 점용)인 영사관 앞 소녀상은 지원 조례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으로 맞서 왔다.
소녀상을 만든 시민단체가 시에 기부채납한 뒤 합법적인 관리 대상으로 전환하면 조례에 따라 법적 지원 대상이 되지만, 이럴 경우 시가 심의 과정에서 소녀상의 자리를 시유지로 옮겨야 한다. 시민단체는 소녀상의 상징성을 고려해 일본영사관 앞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 기부채납 없는 조례안 통과를 주장했다.
김영욱(한국당·부산진4) 의원은 부산시 백순희 여성가족국장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불법 점용물인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이 이번 조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지적했다.
김 의원은 "부산에는 현재 3곳에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이 중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이 공공조형물로 지정돼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백 국장은 "공공조형물 신청 자체가 없어 법적 절차에 의한 등록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이 "상위법이나 시행령에는 지원사업의 대상이나 장소, 주최 등을 명시한 심의위원회가 있지만 이 조례에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의 입장은 다르다. 장선화 부산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이번 조례 제정을 통해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법적으로 보호하고 관리할 큰 틀이 마련됐다고 본다.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 있을 때까지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의 관리와 보호를 위해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공은 예산집행권을 지닌 시로 넘겨졌다.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의 지원 여부를 놓고 시와 시민단체 간 '2라운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현행법에 따르면 이번 조례 제정으로 일본영사관 앞 소녀상을 지원할 법적 근거는 없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면서도 "혹시나 다른 지원 방안이 있을 수 있고, 또 시 차원에서 간과하고 있는 부분도 있는지에 대해 여성가족부와 행정자치부에 질의를 해놓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