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는 손석희 앵커가 정치인들의 막말 행렬에 일침을 가했다.

(사진=JTBC)

이날 손 앵커는 "더러운 단어와 표현은 일상에서도 제거되어야 한다. 사람의 말 또한 위생을 필요로 한다"며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의 말을 인용하면서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어 "레온 트로츠키는 대중을 설득하는데 있어 언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알아채고 있었다. 러시아 혁명을 이끈 사회주의자 였으니 이 인용을 불편해 하는 분들도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거꾸로 이야기 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하물며 그 러시아의 사회주의자도 품위있는 말을 쓰는게 좋다고 했는데 우리의 정치인들은?"이라고 반문했다.

손 앵커는 "이제 미국으로 가보겠다. 5년 전 오바마가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던 미국이다.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오바마는 후보로 지명됐고 당시 다큐멘터리 제작을 위해 전당 대회 현장에 갔다. 몇일 동안 계속됐던 전당대회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연사들의 연설 그 자체였다. 그러니까 전당대회라는 것은 그 자체가 말의 잔치였던 것이다. 내노라하는 수많은 연사들이 나왔고 그 중에서도 첫날은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 두 번째는 전 대통령 빌 클린턴, 마지막 순서는 드디어 버락 오바마의 수락 연설로 피날레를 장식했다. 즉 끝으로 갈 수록 분위기를 띄워 주인공을 빛나게 하는 구성도 인상적이었지만 그들의 말하나에도 험하거나 상스러운 말 사회를 분열시키는 말은 없었다. 그렇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 틀림없다"며 미국의 사례를 들었다.

손 앵커는 "미안하지만 요 며칠동안 우리 정치권에서 나온 말들은 인용해서 말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라며 최근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이 내던진 막말들을 가르켰다. 그는 "오죽하면 사람들을 그 말들을 모아서 아무말 대잔치라고 했을까. 요즘 아무말이란 뇌에서 필터링을 거치지 않고 생각없이 막 내던지는 말들을 의미한다. 그러나 차라리 그것이 아무말이었으면. 사실 나름의 주도면밀한 정치적 계산에 의한 것이라면 우리의 정치는 또 얼만큼 가야할 길이 먼 것인가"우리 정치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광장의 시기를 지나와 또다른 정치적 변화기를 맞고 있는 우리 자신에게 아직도 미셸 오바마의 명언은 유효한 것 같다. 그들은 저급하게 가도 우리는 품위 있게 가자"고 말하며 브리핑을 마무리했다.

김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