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7일 상정 보류로 논란을 빚었던 일명 '소녀상 조례안'(부산시 일제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안)이 오는 23일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에 재상정된다. 복지환경위원회 이진수(자유한국당동래3) 위원장은 23일 조례안을 상임위에 상정해 심사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부산 시민단체가 소녀상 조례 상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국제신문DB

　복지환경위는 지난달 17일 정명희(더불어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조례안을 상정해 심사할 계획이었지만, 당일 문재인 정부의 문희상 대일 특사가 일본을 방문하는 날이어서 외교적 파장을 고려해 조례안 상정 자체를 보류시킨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의원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책임론을 꺼내들면서 한국당 의원들이 이에 반발하며 정치적 논쟁을 확산됐다.

　논란의 본질은 '소녀상의 위치'다. 정 의원과 시민단체는 조례안을 통해 현재 실정법상 불법조형물(도로교통법상 불법점용)인 동구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의 위치를 고수하면서 법적 관리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시의회는 지원 조례인만큼 법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시에 소녀상을 기부채납한 뒤 합법적인 관리대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교적 마찰을 우려한 시가 심의 과정에서 소녀상의 위치를 이전할 가능성이 커 시민단체는 기부채납 없는 조례안 통과를 주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조레안이 원안 또는 수정 가결되더라도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의 관리와 지원 여부를 놓고 민주당과 한국당 간에 '2라운드 논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정 의원과 시민단체는 이번 조례안 통과를 통해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이 합법적인 관리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당 시의원들은 영사관 앞 소녀상이 실정법상 불법조형물이므로 조례의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고 해석하고 있다.

　NHK와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도 조례안 통과에 대해 '불법조형물에 대한 합법적인 법적 지원'이라는 프레임으로 비화시킬 가능성도 내비치고 있어 외교적인 마찰도 유발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