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 원내대표 긴급회동
- 與 "추경안 별개 논의" 요청에
- 野 "강 임명하면 어렵다" 경고
- 국회 협치 끝 강경대응 선언

야 3당은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힌 데 대해 '대야당 선전포고'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자유한국당은 '청문회 무용론'까지 거론하면서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야권은 문 대통령이 강 후보자 임명을 밀어붙일 경우 남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은 물론 추경안과 정부조직법 개정 등에 대해서도 협조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1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마친 여야 4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이 회동 내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왼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자유한국당 정우택,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 연합뉴스

문 대통령이 이날 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의사를 밝힌 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을 설득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이날 '긴급 중진의원 간담회'를 열어 "어떤 경우라도 정부·여당의 국정 책임은 무한대"라며"정부·여당이 최대한 겸허하게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또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병석 의원은 "강 후보자가 문제점도 없지는 않았으나 그럼에도 국민은 업무 수행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하지 않고 있다"고 지원 사격했다.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들은 개인적인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야당 의원들에 대한 설득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야 3당 원내대표들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비공개 회동한 자리에서 강 후보자 임명의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추경안 심사 등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견해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회동 이후 "강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면 정국 경색이 불 보듯 뻔하니 임명을 재고해달라는 (야 3당의) 뜻을 모았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의 (강 후보자) 밀어붙이기가 현실화된다면 국회 차원의 협치가 사실상 끝난 것은 물론이고, 야당으로서도 더욱 강경한 수단을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문회 무용론도 심각하게 제기될 것"이라며 "야당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내몰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 시 문재인 정부의 독주와 독선에 강력하게 저항할 것"이라며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준과 추경안 처리, 정부조직법 등 각종 현안에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강 후보자 임명 강행을 '긴급 상황'으로 규정하고 16일 비상회의를 개최해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16일 예정됐던 광주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오전 9시에 긴급 비상대책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은 각각 논문 표절 의혹과 여성관 논란에 휩싸인 김상곤 교육·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퇴도 촉구했다.

바른정당 오신환 대변인도 "비리 종합세트인 강 후보자 임명은 민심의 역풍을 받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