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내장 카메라 분석

- 발사대·통제레이더 사진 담겨

- 야 "영공 구멍" 대책 마련 촉구

강원도 인제 야산에서 최근 발견된 북한 무인기 추정 소형비행체가 주한미군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골프장 상공에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조선중앙TV가 성주골프장의 사드 배치 전경을 담은 위성사진이라며 지난 5월 8일 공개한 사진. 중앙TV는 사드 발사대 2기(검은 원 표시)가 성주골프장의 북쪽 능선 부근에 배치돼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군 당국은 13일 지난주 인제에서 발견된 무인기를 분석한 결과, "무인기는 성주 북쪽 수 ㎞ 지점부터 촬영을 시작해 사드 배치지역 남쪽 수 ㎞를 회항해 다시 북쪽으로 북상하면서 사드 배치지역을 촬영했다. 수백여 장의 사진 중 사드가 배치된 성주지역을 촬영한 사진은 10여 장 정도"라고 밝혔다.

이 무인기에 내장된 카메라(일본 소니사 DSLT·메모리 3.2GB)가 찍은 사진에는 지난 4월 26일 배치된 발사대 2기와 사격통제레이더 등의 모습이 담겨 있어 사드체계 배치 이후 촬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인기는 고도 2~3㎞ 상공에서 사진을 촬영한 것으로 분석됐다. 무인기는 성주지역을 촬영하고 군사분계선(MDL) 쪽으로 북상하다가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 것으로 군은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후방에 있는 사드 배치 지역을 촬영한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성주에서 무인기가 발견된 인제 인근 MDL까지는 270여 ㎞에 달한다. 이 무인기가 MDL 북쪽에서 이륙해 북한으로 돌아갔을 경우 비행 거리는 500㎞를 넘게 된다. 2014년 발견된 북한 무인기 3대가 수도권과 서북도서 등 MDL과 가까운 지역 상공을 비행한 것으로 파악된 것과 비교하면 북한이 비행거리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군은 이 무인기는 2014년 3월 31일 백령도에서 발견된 것보다 기체 크기가 다소 크고 엔진도 쌍발로 단발인 과거 무인기와 다르다고 설명했다. 군은 북한이 무인기를 이용해 우리 군 핵심 시설을 공격하거나 대도시에 테러를 감행하는 수단으로 쓸 수도 있어 소형무인기 탐지 능력을 갖춘 차기 국지 방공레이더를 개발하고 있으나 전력화되지 않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 등 야당은 일제히 "대한민국의 영공에 구멍이 뚫렸다"며 철저한 진상조사와 대책을 촉구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