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룡 전 문화체육부 장관. 연합뉴스

유진룡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법정에서 유영하 변호사와 신경전을 벌였다.

양측의 충돌은 검찰과 특검의 주신문이 끝나고 박근혜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반대신문에 들어가자마자 시작됐다.

유진룡 전 장관은 유영하 변호사의 질문이 제대로 파악되지 않자 "질문을 자세히 해달라"고 요청했다가 아예 "그걸(신문사항) 줘보라"고 요구했다.

이에 유영하 변호사는 "뭘 주세요. 주기는! 듣고 얘기하면 되잖아요"라고 응수했다.

유진룡 전 장관이 "지금 큰소리치는 거에요?"라고 맞대응하자 유영하 변호사는 "반말하시는 겁니까? 반말하지 마시라고요!"라고 쏘아붙였다. 실제 반말은 아니었지만, 양측의 감정이 격해지면서 언쟁으로 비화하는 모양새였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이가 없다는 듯 웃다가 이내 고개를 숙여'표정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두 사람의 충돌은 증인신문 내내 불쑥불쑥 불거졌다.

유영하 변호사는 노태강 당시 체육국장(현 문체부 2차관)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공직감찰 결과 그의 책상 서랍에서 "좋은 바둑판이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노태강 전 국장 책상에서 부적절한 물품이 발견돼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됐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유진룡 전 장관은 이에 "노태강 국장은 바둑을 안 두는 사람"이라고 두둔했고, 유영하 변호사는 "바둑을 안 두는 것과 바둑판을 받는 건 다른 문제"라고 대응했다.

유진룡 전 장관이 "어쨌든 무리한 직무 감찰이란 건 인정하셔야죠"라고 따지자 유영하 변호사는 "저한테 물을 게 아닌 것 같다. 제가 당시 민정수석도 아니고…"라고 대꾸했다.

유진룡 전 장관이 거듭 "노태강 전 국장은 옳은 이야기를 하고 쫓겨났다"고 말하자 유 변호사는 "증인 심증 아니냐"고 물었다.

정세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