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남용·직무유기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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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열린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우병우 전 수석의 변호인은 검찰이 적용한 혐의와 공소사실을 정면 반박했다. 두 번째 준비절차에는 당사지인 우 전 수석이 나오지 않은 채 변호인만 출석한 상태에서 진행됐다.

변호인은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의혹을 인지하고도 직무 감찰을 하지 않았다는 혐의에 대해 "피고인은 두 사람의 법 위반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각 수석에게 직접 지시를 내렸기 때문에 우 전 수석으로서는 안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에 관여한 사실 등을 알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문체부 소속 공무원들에게 좌천성 인사를 하도록 강요한 혐의와 관련해서는 "문체부 장관에 대한 대통령의 지휘감독권 행사를 보조한 것일 뿐, 민정수석의 권한을 사적으로 행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지난해 7월 당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자신을 감찰하려 하자 직무수행을 방해한 혐의 역시 "이의를 제기한 것이지 방해한 게 아니다"라는 주장을 펼쳤다. 변호인은 "특감실이 감찰 착수를 공표한 게 부적합하다고 지적하거나 특감실 직원이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휴대용 차량조회 단말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여 이를 지적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반면 검찰 측은 우 전 수석이 국정농단 의혹을 감찰하지 않은 혐의를 지적하며 "청와대 업무 분장에 따라 민정수석은 대통령과 비선실세 의혹이 터졌을 때 진상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의무를 방임하고 오히려 은폐하는 데 가담한 것은 국가기능을 현저히 저해하는 직무유기"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준비절차를 마치고 오는 16일 우병우 전 수석이 직접 법정에 출석하는 정식공판을 열기로 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