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의 첫 번재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치러진 가운데, 일부 청문회 위원들은 국민들로부터 '문자 폭탄'을 받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따라 야당측은 해당 문자메시지들을 '문자폭탄'내지는 '문자테러'라고 칭하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 '특정세력의 인민독재 시도'등으로 폄훼하기도 했다.

	사진=표창원 페이스북 캡쳐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이 국회의원들이 받는 국민들의 문자에 대해 입을 열었다. 표 의원은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주시는 국민의 문자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표창원 의원은 해당 글을 통해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로부터 선거기간동안 불법정보수집이 의심되는 국민 대상 무차별 문자 세례부터 반성했으면 한다"며 "정치인들끼리 주고 받는 '자신의 부고를 제외하고는 모든 언론보도가 인지도 향상에 도움된다'는 이야기를 문자에도 적용했으면 좋겠다"며 말을 이었다.

또한 "정치인 스스로 연락 달라고 명함 뿌리고 연락처를 공개해왔음을 잊지 말라"고 하며 "(일부 정치인들이) 유권자들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의사표현에 당황했으리라 생각하고 이해한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이 같은 표창원 의원의 글에 "동의한다. 세상은 변화고 유권자의 의식수준과 정치 민감도는 높아지고 있다. 민의를 반영해야할 국회가 이에 따라야할 것"이라며 "문자폭탄이 아니라 시민들의 정치참여로 인식하라"고 요구했다.

이런 가운데 바른정당 이언주 원내수석부대표가 26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 부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 다시 한번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의원은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이들이) 사실 특정세력이지 않느냐. 잘못하면 민의가 심각하게 왜곡되고 인민독재 같은 일이 생길 수도 있다"며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해소할 방법을 찾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일을 할수 없다"고 말하며 국회의원에게 보내는 국민들의 문자메시지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일하고, 주무실 때는 휴대폰을 무음으로 해두시라. 핸드폰만 보고 계시니 일을 못하시는 것 아니냐"며 이언주 의원의 발언에 대해 반발했다. 이민재 기자


다음은 표창원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게시한 게시물의 전문이다.

[국회의원에게 주시는 국민의 문자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

1. 우선, 저를 포함한 정치인들부터, 늘 특히 선거기간 동안, 불법 정보수집이 의심되는 정치인들의 국민 대상 무차별 문자 세례 부터 반성했으면 좋겠습니다.

2.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를 제외하고는 모든 언론보도가 인지도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정치인들 끼리 주고받는 이야기를 '국민의 문자 관심'에도 적용했으면 좋겠습니다.

3. 정치인들 스스로 연락 달라고 명함뿌리고 연락처 공개해 왔다는 사실,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4. 고대 그리스 도시 국가 등 인류 공동체 정치의 본질은 모두가 공론에 참여하는 '직접 민주주의' 이며 거대 국가의 탄생 등 피치 못할 사정으로 대표자를 선출하는 '간접 민주주의' 제도를 채택하고 있지만 그 대표자들은 늘 자신이 대표하는 주민들과 소통하며 그 총의를 모아 입법이나 정책 결정에 임해야 함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5. 욕설, 모욕,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서는 의법조치를 통해 스스로나 가족을 보호할 수 있으며, 그 외 국민의 연락행위는 당연한 주권자의 권리임을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6. 아무리 많은 국민이 다양한 내용의 문자를 보내도 결국 그 내용을 읽을 지 말 지, 혹은 그 뜻을 어떻게 수렴하고 반영할 지는 정치인 스스로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는 사실 역시 잊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국민이 문자를 보내는 그 행위만으로 실제로 어떤 결과나 영향이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7. 하지만, 정치인의 국민의 뜻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많은 국민에게 실제 결과와 영향을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잊지 맙시다. 결국 정치인이 갑이고, 국민 개개인은 을의 위치에 있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과 심정을 헤아렸으면 좋겠습니다.

8. 그래서 저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 방송이 문자를 보내시는 국민을 나무라고, 가르치려 하고, 마치 과거 종북몰이 하듯 그 배후를 캐갰다는 둥 위협하는 언행에 매우 불편합니다.

9. 물론, 저 자신 지난 해 탄핵 사태 와중에 제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한 이후 누적 건수로 수십만 건이 넘는 항의와 비난과 욕설 및 응원과 지지 문자를 받아 오고 있습니다. 그로인해 휴대전화가 물리적인 고장을 일으켜 새것으로 교환하기까지 하고, 업무나 지인 관련 연락을 놓치고 오해받는 등의 어려움도 겪었지만, 그만큼 다수 국민과 상충하는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스타일의 정치를 하는 대가라고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10. 실제로 무분별한 욕설이나 일방적인 비방 주장 등을 담은 수준 낮은 문자는 우리를 힘들거나 괴롭게 하지 않습니다. 무시하고 외면하면 그만이지요. 차분하고 논리적으로 이견이나 비판을 제기하는 내용이 자신의 주장이 오해받거나 왜곡당하거나 혹은 논리적 모순이나 잘못된 근거나 오류 등이 드러나고 널리 퍼질까봐 두렵고 불안하고 화나고 억울하게 느끼는 등 정서와 감정을 자극하지요.

11. 과거 단절되고 폐쇄된 울타리 속 정치에 익숙해져 있는 분들은 유권자들의 직접적이고 적극적인 정치 참여와 지역 국회의원 대상 의사표현에 당황하고 적응이 잘 안 되시리라 생각하고 이해합니다. 반대로, 저처럼 국민 대중과 직접 소통하고 논쟁하는 데 익숙해져 있는 신인 정치인들은 정치권 및 언론과 방송 재계 관계 지역 유력세력들과의 네트워크 정치에 미숙하고 그로 인해 불편이나 논란 등을 야기하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게 주시는 모든 조언 감사히 받으며 스스로 더 크고 성숙한 정치인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혹시 넓은 마음으로 허락하신다면, 모처럼 활발해진 국민의 정치참여 욕구와 표현에 대해 다소 불편하고 낯설고 기분 나쁜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수용해 주시고 적응하시려는 노력을 기울여 주신다면 더없이 감사하겠습니다.

이상 부족하지만 솔직한 제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넓은 마음으로 혜량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