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도권·호남·충청 출신 채워져

문재인 정부의 국정 과제를 수립하는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핵심 분과에 부산 울산 경남(PK) 전문가가 빠져 있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이 당내 경선 후보자들을 껴안고 호남을 배려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됐다.

부울경 핵심 공약이 다뤄지는 국정기획위 경제1·2분과 소속 10명의 자문위원(옛 인수위원) 가운데 '이재명·안희정 캠프' 출신이 절반 가까운 4명이다.

6개 분과 자문위원 34명 가운데 5명 정도로 파악되는 이·안 캠프 출신 인사가 핵심 분과인 경제 1·2분과에 집중적으로 포진한 것이다.

'이재명 캠프' 정책총괄위원장 출신인 이한주 가천대 교수는 경제1분과 위원장을 맡았다. 거시경제, 금융 등을 다루는 경제1분과는 조선업·해운업 상생 방안, 부산 금융도시 육성,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립 및 운영 방안 등을 다룬다. 경제1분과의 정세은 충남대 교수, 경제2분과의 조원희 국민대 교수 역시 '이재명 캠프' 출신이다.

경제1분과 자문위원 5명 가운데 조선·해운업의 전방, 후방 산업을 함께 바라볼 수 있는 전문가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안희정 캠프' 출신인 강현수 충남연구원장은 경제2분과 자문위원에 발탁됐다. 산업연구원, 국토연구원 등과 같은 국책연구원 출신이 아니라 특정 지방자치단체 출연연구기관 인사가 국가 전체의 틀을 짜는 국정기획위 주요 분과 위원이 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경제2분과 위원장은 호남 몫으로 안배됐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위원장인 이개호 의원이 위원장을 맡았다. 내무부 공무원 출신인 이 의원은 1998년 제15대 대통령직 인수위에서 정무분과 행정관을 지냈다. 정무분과 행정관 출신이 실물 경제를 다루는 경제2분과 위원장이 된 것도 파격이라는 지적이다.

경제1·2분과가 경선 캠프 배려와 호남 안배용 인선으로 채워지면서 부울경 출신이 참여할 공간이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분과의 자문위원 10명의 근무지와 지역구 등을 보면 경기 5명, 서울 2명, 충남 2명, 호남 1명이고 부울경 출신은 아예 없다.

국정기획위 박광온 대변인은 "문 대통령의 공약과 달랐던 경선 후보들의 공약 중 공통된 내용을 반영해 하나가 된다는 정책적, 정치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