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때 '폐족' 몰렸던 친노 진영
- 盧 서거 후 민심 업고 살아나
- 부울경 친노 총선서 대활약
- 문 대통령 당선에 밀알 돼
"뭔가 숙제 하나를 해결했다는 느낌이 든다."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을 맞은 23일 더불어민주당 김경수(경남 김해을) 의원은 "전에는 비장함, 결기와 같은 느낌이 좀 있었는데 올해는 다들 편안한 표정인 것 같다"고 자신의 감정을 우회적으로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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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8주기인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많은 시민이 길을 메우고 있다. 서순룡 선임기자 |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노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 출신이다. 그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노 전 대통령이 살아있었다면 문 대통령에게 건넸을 말에 대해 묻자 "특별히 무슨 말씀은 안 하셨을 것 같다. 고생도 했고, 앞으로 잘했으면 좋겠고, 또 대통령을 직접 해보셨으니까 그 길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지 아시지 않겠나. 어깨를 토닥토닥 해주시지 않았을까"라고 답했다.
노 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의 차이점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노 대통령은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냈지만, 국정을 직접 경험하고 들어왔다기보다는 들어와서 그런 걸 다 경험하면서 하나하나 새로 개척해 나갔던 분이다. (문 대통령은) 그걸 옆에서 지켜보고 그 경험을 토대로 국정을 운영하므로 이게 두 분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 전 대통령은 아무래도 겉으로 봐도 열정이 많고 어떤 자리를 가나 자리를 즐겁게 만드는 그런 편인데, 문 대통령은 그것보다는 훨씬 더 차분하다. 젠틀하고 점잖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속에 들어있는 심지라고 할까. 어려운 상황을 만나거나 했을 때 두 분이 대처하는 방식은 거의 비슷한 것 같다. 어려울수록 원칙으로 돌아가라, 위기가 닥치면 꼭 정면돌파하는 그런 면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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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4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을 앞두고 김해 봉하마을을 찾은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경수 의원의 모습. 국제신문 DB |
김 의원을 비롯한 부산 울산 경남(PK) 친노(친노무현) 진영에게 노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은 어느 때보다 각별하다. 이들에게 '노무현'은 정치적 의미 그 이상이다. 2002년 노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로 영광의 길을 함께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퇴임과 이어진 검찰 수사로 '폐족'이라는 평가를 받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로 모인 민심은 역설적으로 친노 부활의 밀알이 됐다. 그 과정에서 부울경 친노는 지역주의 벽에 도전했던 '노무현의 길'을 묵묵히 따랐다. 그리고 지난해 4·13총선에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고, 5·9대선에서 문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대한민국의 상징적인 정파로 다시 부상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부대변인 출신인 최인호(부산 사하갑)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누구보다도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힘써 왔는데, 문 대통령이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으며 당선됐다는 게 뜻깊다"고 밝혔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제2부속실장을 지낸 전재수(부산 북강서을) 의원은 "시간이 지나면 잊히거나 옅어지기 마련인데, 오히려 대통령에 대한 기억이 짙어진다. 노 전 대통령이 남긴 숙제를 제대로 해달라는 열망이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더 짙게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