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이 열린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이후 첫 추도식인 때문인지 많은 추모객이 몰렸다. 노 전 대통령을 상징하는 노란 풍선과 모자, 손수건, 바람개비, 우산 등 노란색 물결이 예년보다 훨씬 많이 넘실거렸다.
진영읍에서 시작된 봉하마을행 차량 행렬은 장사진을 이뤘다. 평소 진영읍에서 봉하마을까지는 차량으로 5분 정도 걸리지만 이날은 셔틀버스를 타고도 50분 이상 걸렸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역대 최다인 3만여 명이 봉하마을을 찾은 것으로 추산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정오를 조금 넘어 봉하마을에 도착해 권양숙 여사 예방을 위해 사저에 들어가자 주변은 추모객으로 가득 찼다. 최숙경(여·56·전남 여수시) 씨는 "오늘은 노 전 대통령 평생의 지기였던 문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후 처음 참석하는 자리여서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묘역과 추모식장 주변에도 발 디딜 틈이 없을 만큼 붐볐다. 마을 곳곳에는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를 추모하고 문 대통령 당선을 축하하는 펼침막이 걸렸다. 추모식장 좌석 3000여 석은 일찌감치 만석을 이뤘다. 참배객 대부분은 식장에 입장하지 못한 채 멀리서 행사를 지켜봤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앞으로도 제2, 제3의 노무현이 등장해 깨어 있는 시민의 힘으로 대업을 이룰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열린 '1004마리 나비 날리기' 행사에서 사회자 구호에 맞춰 병뚜껑을 열자 흰색의 나비들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추도식이 진행되는 동안 노 전 대통령의 부인 권 여사는 간간이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어 사회자의 소개로 문 대통령이 등장하자 추도식장은 '와' 하는 함성과 '문재인'을 연호하는 소리로 가득 찼다. 문 대통령은 "오늘만큼은 노 전 대통령께서 '야, 기분 좋다'고 하실 것 같다. 노무현의 좌절 이후 무너진 정치를 정상으로 하고, 차별 없는 나라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온 뒤 권 여사와 장남 노건호 씨의 손을 꼭 잡았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