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tbs 교통방송 '뉴스공장' 청취자들은 평소보다 큰 관심을 갖고 방송을 기다렸다.

목요일인 이날은 뉴스공장의 고정코너인 '내부자둘'이 방송되는 날인데, 청취자의 이목은 해당 코너 고정 출연자인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의 입에 쏠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불거진 '보수 분열' 사태 때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졌고, 김 의원은 바른정당의 유력의원이자 '얼굴마담' 가운데 하나였다.

당시 그는 최순실 국조특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기도 했다.

그런 김 의원을 비롯해 바른정당에 있던 의원 12명은 그러나 19대 대선을 불과 며칠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자유한국당으로의 복당을 선언했다.

이날 방송은 김 의원이 복당 이후 처음으로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자리였다.

그는 '궤멸 위기에 놓인 보수 수습'을 복당의 주된 요인으로 꼽았다.

다소 침통한 목소리로 "아들과 딸을 보기에도 부끄러운 것이 사실"이라고도 털어놔 고뇌가 상당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바른정당에서 보수 개혁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저희를 봐주시기 않았다"며 "그렇다면 다시 당으로 돌아가, 당 내부에서 싸우고 목소리를 내며 궤멸 위기에 놓인 보수를 추슬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비록 다른 당임에도 그간 동지적 면모를 보여오던 안민석 의원도 김 의원 등이 '복당' 결정을 내린 직후 "워낙에 박쥐가 어려운 것"이라는 말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방송에서 안 의원은 평소와 달리 오랫동안 김 의원의 말을 들었는데, 경청 끝에 그가 꺼내든 첫마디 역시 "국민이 우습게 보이시죠?"라는 가시돋힌 일침이었다.

진행자 김어준은 "이 방송을 진행하는 동안 청취자들로부터 가장 많은 문자가 온 건 홍준표 전 도지사가 대선 후보 자격으로 출연했을 때"라며 "그 기록이 깨지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김성태 의원을 향한 문자는 그때보다 배 이상 많이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 등 복당 의원들이 처한 상황은 녹록잖아 보인다.

자유한국당 복당 신청이 받아들여지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린 데다 이들의 복당은 결론적으로 보수 사분오열에 가장 큰 책임을 졌다고 할 수 있는 당내 친박계의 복권마저 도와준 셈이 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수 수습'을 기치로 복당한 김 의원 등이 과연 자유한국당 내부에서 얼마만한 혁신을 이뤄낼 수 있을지도 관심을 끌고 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