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문재인 정부의 신임 국가보훈처장에 대한민국 1호 여군헬기 조종사인 피우진 전 중령이 임명되며 그가 펴낸 책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피우진 신임 보훈처장이 펴낸 책

피우진 신임 처장은 2006년 11월 자신의 30년간 군 생활 기록을 담은 '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 라는 책을 펴냈다. 1978년 소위로 임관한 피 처장이 철저한 남성 중심의 조직인 '군'에서 27년간 도전과 투쟁의 역사를 담아 정리했다.

피 처장은 거리에서 우연히 여군 장교 모집 공고 포스터를 보고 1979년 소위로 임관했다. 이후 여군 훈련소 중대장을 시작으로 특전사 중대장, 202항공대대 헬기 조종사, 88사격단 여군 중대장, 1군사령부 여군대장, 12항공단 205항공대대 중대장, 5군단 항공대 운항반장, 16항공대 부대장, 11항공단 본부 부단장, 항공학교 학생대 학생대장을 거치면서 최초의 여군 헬기 조종사로 군 내부의 유리천장을 깨며 17년 동안 하늘을 누볐다.

그런 그에게 2002년 유방암이라는 시련이 다가왔다. 피 처장은 책에서 "그동안 군 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불편한 것 중의 하나가 가슴이었다. 나는 늘 여성으로서 특별한 배려도 차별도 없이 남군과 동일하게 근무하고 싶었다. 그런데 내 가슴은 외형상으로도, 실제 활동에서도 어쩔 수 없이 여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래서 나는 훈련소나 조종 등 활동이 많은 곳에서 근무할 때면 압박 붕대로 가슴을 칭칭 동여매곤 했다. 이놈의 가슴 좀 없었으면 좋겠다고 그때마다 얼마나 많이 생각했던가"라며 양쪽 가슴 절제 수술과 항암 치료를 받고, 암 투병을 이겨 냈다. 그러면서도 그는 당시 소속 부대였던 육군항공학교로 복귀하여 근무에 아무런 지장 없이 항공학교 학생대장 직을 수행했다.

하지만 신검에서 수술 흔적이 발견되고 한순간에 신체 일부가 없다는 이유로 근무 여부를 결정짓는 장애 등급에서 상위인 2급을 받아 전역 대상이 되었다. 이후 2009년 9월 중령으로 예편했으나 이번 신임 보훈처장으로 임명되며 다시 한 번 국가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자리에 앉게 됐다. 박소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