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

빗자루를 손에든 학생이 교사를 때리기 시작한다.
치고, 찌르고, 교사를 향해 욕설한다.
“아프겠다”
폭행이나 놀림이 일상화 된 모습.
“선생님 힘내요”

교사는 해당학생에게 어떤 처벌도 하지 않기를 원했다. 그는 1년 계약직 교사였다.

사진=김채호 기자

부산의 한 중학교에 3년간 계약직 강사로 일하고 있는 익명의 제보자를 만났다. 김지혜(28·가명)씨는 초·중학교에 정규 편성된 스포츠클럽 시간강사로 일하고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2년 이상 하면 정규직이 된다는 말이 많았다”며 “역시나 말로만 끝났다. 해마다 계약을 갱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강사들을 ‘체육선생님’이라 부르지만 이들은 매년 고용 계약 하는 ‘기간제 노동자’다. 그것도 1년이 아닌 10개월, 11개월 단위다. 현실은 퇴직금도 지급되지 않는 비정규직이다. “내가 출근하는 날 학교행사나 공휴일이 포함되면 수입이 더 줄어든다”며 “못 받을 때는 한 달에 60만원을 받는다”고 말했다. 현재 김씨는 주말 알바로 추가 수입을 벌고 있다.

교권 역시 위축돼 있었다. 김씨는 “수업태도부터 다르다”며 “학생들이 저 교사가 기간제인지, 시간강사인지 다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수업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이 이렇게 말한다. “선생님 이거 시험에 들어가요?”

강사들은 학생들의 인적사항에 태도평가를 적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권리도 정규교사들이 대신하고 있다. “가끔씩은 이 학생의 태도는 사실대로 적고 싶다"고 말했다.

강사들 중에서도 ‘아르바이트’라 생각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학생들은 자신들을 교사라고 생각하지 않으니까. 

김채호 기자

김경민 대학생인턴

김성화 대학생인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