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영도 김무성 총선불출마 선언
- 내년 지방선거 여야 전초전 될듯
5·9대선 '부산 성적표'에 따라 지역구 여야 국회의원의 부침이 확연하게 갈렸다. 부산 정치 지형의 급변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는 총선에 앞선 전초전 격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급격하게 분출되면서 판가름 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해운대·기장, 부산진·연제·중영도, 사상이 여야의 '타깃'이다.
해운대·기장 등 동부산은 여야 간 새로운 전장으로 떠올랐다. 자유한국당은 전통적 '텃밭'이던 해운대에서 위력이 반감됐다. 해운대갑 하태경 의원의 바른정당행으로 한국당-바른정당-더불어민주당 간 3파전이 불가피하다. 해운대을은 한국당 배덕광 의원의 구속기소 이후 안갯속이다.
민주당은 15일 유영민 해운대기장갑 지역위원장을 중앙당 디지털소통위원장으로 임명하며 힘을 실어줬다.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선대위에 참여한 원외 인사 중 유임된 인사는 유 위원장이 유일하다. 한국당도 새 피 수혈이 불가피하다. 해운대갑 지역위원장인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과 서병수 부산시장의 측근인 하준양 리더스손해사정 대표 등이 해운대 수성을 위해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기장에서 한국당 세력도 현저히 약화됐다. 한국당 윤상직 의원이 지역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 속에 이번 대선 때 문 대통령의 기장 득표율(41.90%)이 부산 득표율(38.71%)보다 훨씬 높았다.
부산진갑과 연제는 '민주당 우위' 지역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김영춘, 김해영 의원의 입지가 이번 대선을 통해 더욱 공고해졌다. 반면, 한국당은 김희정 당협위원장과 이주환 전 시의원(이상 연제), 나성린 당협위원장과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이상 부산진갑) 등 내부 갈등이 봉합되지 않은 상황이다.
중·영도 상황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의 입지와 맞물려 있다. 김 의원이 차기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한 상태여서 보수 진영이 다시 장악할지 불투명하다. 문 대통령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를 민정수석에 임명한 게 중·영도 공략을 노린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 수석이 졸업한 부산 혜광고가 '정치 명문고'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사상에도 이목이 쏠린다. 한국당 장제원 의원이 '무소속→한국당→바른정당→한국당'의 갈지자 행보로 역풍을 맞았다. 민주당 배재정 전 의원이 바닥을 다지는 이곳에서 문 대통령은 부산 전체보다 높은 득표율(41.38%)을 보였다. 여기서도 내년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정치 지형도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태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