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들이 삼성중공업 크레인 충돌 사고로 숨진 희생자를 조문하기 위해 경남 거제를 잇달아 찾았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4일 오후 경남 거제시 한 장례식장을 방문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 사망자의 유족을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4일 오후 5시30분께 희생자들의 빈소가 마련된 경남 거제 백병원을 방문했다.

심 후보는 유족들을 일일이 껴안으면서 "이런 참담한 사고가 일어난 것을 너무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협력업체 노동자들의 아픔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그런 세상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지난 3일 밤 9시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도 거제 백병원을 방문했다. 문 후보는 유족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일은 삼성중공업이 책임져야 할 문제라고 본다. 삼성중공업 측에 이번 사고의 원인과 책임 규명은 물론 사후에 필요한 문책이나 보상 문제도 적극적으로 유족 등을 만나 합의하도록 해드리겠다"고 위로했다. 그는 또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통해 제대로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눈물을 글썽이며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위험한 업무를 하청업체에 떠넘겨 정규직보다 하청 노동자의 산재 사망률이 높은 현실을 바로 잡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날 오후 3시께에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가장 먼저 거제 백병원을 찾아 조의를 표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유 후보는 "위험한 일은 협력업체의 비정규직이 담당하다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임금 수준도 문제지만 안전 문제가 가장 심각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대선 후보들의 잇단 빈소 방문을 두고 지역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대형 인명 사고가 일어난 만큼 대선 후보로서 당연히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하는 게 마땅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평소에는 협력업체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을 두지 않다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니 정치적으로 접근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현철 기자 phcnew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