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영철 하루 만에 "당에 남겠다"
- 정운천 등도 보류…잔류 가능성
- 바른정당 응원 쇄도 '전화위복'
- 당원 가입자 100배나 수직상승
- 한국당, 친박 반발·비난 여론에
- 탈당파 복당 승인 대선 이후로
5·9대선 막판 전격적으로 결행된 바른정당 소속 의원의 집단 탈당 사태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다. 새로운 보수를 기치로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던 이들이 한국당 내 별다른 변화가 없는데도 3개월여 만에 '도로 한국당행'을 택한 데 대해 양지만 찾아다니는 '철새 정치'의 전형이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낮은 지지율을 탈당의 명분으로 삼은 것은 최소한의 정치 도의조차 팽개친 것이라는 비난 여론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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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민 아들·딸 '위기의 아빠' 구하기-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3일 오후 경남 거제시의 한 장례식장을 방문해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크레인 사고 유족과 대화를 하다 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날 아들 훈동 씨는 서울 조계사 앞에서, 딸 담 씨는 부산을 찾아 중구 남포동에서 유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서정빈 기자photobin@kookje.co.kr 연합뉴스 |
이처럼 여론이 들끓자 집단 탈당을 선언했던 국회의원 일부가 탈당을 철회하거나 보류했다. 한국당도 친박(친박근혜)계가 이들의 복당에 대해 집단 반발하고 나서 내분이 일 조짐이다. 이와 달리 집단 탈당으로 국회 의석수가 반 토막 난 바른정당에는 오히려 유 후보를 응원하는 후원과 격려가 쏟아지고 있다.
■ 탈당 철회 잇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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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철 의원 |
바른정당 황영철 의원은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날 발표했던 바른정당 탈당 입장을 철회한다. 발표 직후 참으로 많은 고민과 고뇌를 할 수밖에 없었다. 많은 박수와 격려를 보내준 국민으로부터 커다란 비판과 실망의 메시지를 받았다. 그분들께 정말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바른정당 잔류를 선언했다. 황 의원은 전날 기자회견 이후 12명의 국회의원과 함께 바른정당에 탈당계를 제출하려다가 막판에 탈당계를 내지 않았다. 바른정당은 황 의원의 잔류로 20석을 유지해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지 않게 됐다.
또 집단 탈당파와는 별도로 전북 전주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열려던 정운천 의원도 탈당 선언을 미루기로 했다. 탈당을 검토하던 다른 의원들도 시점을 대선 이후로 미루거나 잔류할 가능성도 커졌다.
■ 바른정당 전화위복
선거 막판에 터진 집단 탈당 사태가 바른정당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탈당 의원들에 대한 비난과 함께 유 후보에 대한 동정론이 커지면서 국민의 응원도 쇄도하고 있다. 유 후보에 대한 소액 후원금이 전날부터 이틀간 평소의 15배, 온라인 당원 가입자 수도 100배 급증했다고 김세연 사무총장은 밝혔다.
유 후보는 부처님오신날인 이날 대구 봉화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치는 수(數)이고 세력이기 전에 가치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개혁 보수를 한다는 게 정말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그 길을 간다면 20명이든 12명이든, 아니면 한 자리 숫자든 뜻을 같이하는 분들과 끝까지 같이 가겠다"고 말했다.
유 후보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남경필 경기지사도 "눈앞의 이해와 유불리를 떠나 긴 호흡으로 정도를 지켜가야 한다. 그것이 시대와 국민이 바른정당에 부여한 역사적 소명이다. 그 길을 흔들림 없이 걸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국당은 역풍 '경계'
12명의 바른정당 탈당 의원의 합류를 환영했던 한국당은 복당 승인을 대선 이후로 미뤘다.
정우택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정당 탈당파에 대한 복당 승인은 비상대책위원회 권한인데 지금 비대위를 소집할 여력이 없다. 대선 이후 당헌, 당규에 따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비난 여론이 심상치 않은 데다 권성동 김성태 장제원 의원에 대해서는 복당을 허용할 수 없다는 친박계의 반발도 거센 탓이다. 홍준표 후보 측도 이들의 입당으로 당내 분란이 일면 보수 결집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한국당 핵심 관계자는 "이미 선거판이 다 짜여져 있으므로 이들을 지역선대위에는 투입하지 못하고 중앙선대위나 시·당 선대위에서 활약해 달라고 양해를 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국당의 복당 유보로 바른정당 탈당 의원들은 대선 때까지 무소속으로 홍 후보를 돕는 '백의종군'의 수모를 감수할 수밖에 없다. 대선 이후 복당도 장담할 수 없어 이들이 '정치적 미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