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세어라 유승민."

과거 진보진영을 대표하던 대선후보이자 민주노동당 대표를 지낸 권영길 전 대표가 2일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에게 편지를 보내 화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새누리당으로부터 갈라져나왔던 바른정당은, 그러나 이날 의원 13명이 탈당과 함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등 사분오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는 여러 가지 배경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바른정당과 유 후보의 지지율이 생각처럼 올라가지 못하고, 이로 인해 내년 지방선거 시 지역조직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주효하게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 자타공인 'TK의 적자'로 군림해오던 유 후보로서는 정치 입문 이래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셈인데, 이에 권 전 대표가 위로의 편지를 건넨 것이다.

권 전 대표는 우선 유 후보가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두고 "어렵고 힘들고 외롭다"고 심경을 밝힌 데 대해 "진보정당 후보로 대선판에서 뛰었던 사람으로서 (중략) 유 후보님의 아픔이 저의 아픔으로 다가온다"고 운을 뗐다.

이어 권 전 대표는 "유 후보님의 대선 출전은 박정희 정권에서 그 딸 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지역주의 정당, 패거리 정당, 금권정당의 표상이었던 수구 보수 세력 정당 청산의 꿈을 이루고자 하는 길이라구 수없이 강조했다 "고 덧붙였다.

그는 "그 꿈은 후보님만의 꿈만이 아니라 한국정치 개혁을 갈망하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다. 그러므로 유 후보께서 이번 대선을 포기하는 건 '후보포기'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들의 정치개혁 꿈을 짓밟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럽고 힘들고, 지도에도 없는 길이지만 다짐대로 걸어가달라. 지금은 고난의 길이지만 그 끝은 창대한 영과의 길일 것"이라며 "굳세어라 유승민"이라고 응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