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국회의원 13명은 2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를 지지하며 탈당했다. 이들은 조만간 한국당에 복당할 예정이다. 이들은 그동안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를 향해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으며 유 후보가 단일화를 거부한다는 것을 명분으로 삼아 이같이 결정했다. 유 후보는 이날 대선완주 의사를 거듭 밝혔다.

대선을 불과 7일 남겨둔 시점에서 홍 후보로 사실상 보수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것으로 막판 대선판세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궤멸된 보수층이 홍 후보를 중심으로 재결집할 경우 '태풍의 눈'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진영은 바른정당 의원들의 탈당을 '적폐세력 연합'이라고 맹비난하며 견제에 나섰다.

바른정당 탈당 의원은 이날 발표한 '보수단일화를 통한 정권 창출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글'에서 "7일 앞으로 다가온 선거에서 홍 후보의 승리를 위해 보수가 대통합해야 한다"며 "친북좌파-패권 세력의 집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보수궤멸을 운운하는 친북좌파-패권 세력에 이 나라의 운명을 맡기면 이 나라의 미래는 없다"고 탈당 이유를 밝혔다.

이들은 "홍 후보와 함께 지금까지 이 나라를 발전시키고 지켜온 보수 세력의 집권을 위해 지나간 과거와 서로에 대한 아픈 기억은 다 잊고 대동단결하기를 이 자리를 빌려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탈당의사를 발표한 의원은 권성동(3선, 강원도 강릉), 김재경(4선·경남 진주을), 김성태(3선·서울 강서을), 김학용(3선·경기 안성), 박순자(3선·경기 안산 단원을), 박성중(초선·서울 서초을), 여상규(3선·경남 사천남해하동)·이진복(3선·부산 동래) 이군현(4선·경남 통영고성)·장제원(재선·부산 사상) 홍문표(3선·충남 홍성예산), 홍일표(3선·인천 남구갑), 황영철(3선·강원도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이다.

당초 14명이 이날 집단 탈당하려고 했지만 전북 출신인 정운천 의원은 3일 후에 지역구에서 탈당 선언을 하기로 했다고 홍문표 의원이 전했다.

이들은 전날 밤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홍 후보로부터 합류 요청을 받았다. 김무성, 주호영, 정병국 공동선대위원장은 유 후보에게 후보 단일화 논의에 참여하라는 최후 통첩을 보내, 탈당을 위한 '명분 쌓기용'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이들의 탈당으로 바른정당은 19석으로 줄어들어 국회 원내교섭단체 지위를 잃게 됐다.

유 후보는 집단 탈당에 대해 기자들에게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도 독자 완주 의지를 확인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