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홍준표 상승세에 견제 착수
- 안, 김종인 영입 외연확장 시도
- 홍, 문 때리기로 표 잠식 집중

5·9대선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각 후보는 막판 전략을 수정하며 지지층 흡수에 나섰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에 합류한 김종인(왼쪽) 전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위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안 후보가 제의한 공동정부준비위원장을 수락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입당한 이언주(오른쪽) 의원 등과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측은 30일 1강 구도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당내 낙관론을 경계하는 데 주력했다. 전략본부는 이날 당 일선 조직에 '자만·김칫국 언행·실수 금지' 등 정권을 다잡은 것처럼 비칠 수 있는 '3대 금기 사항'을 내려보냈다.

그러면서 적폐청산을 다시 활용하는 등 '1위 수성'에도 나섰다. 문 후보 측은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개혁공동정부론'에 대해 "안 후보가 적폐연대를 시도해 촛불민심을 배반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문 후보 측은 상승세를 타고 있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도 견제하기 시작했다. 홍 후보가 상승세를 타면 안 후보 지지층이 급속도로 홍 후보에게 쏠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홍 후보의 (막말)행태를 더이상 지켜보지 않겠다. 본격적으로 검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후보 측은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문 후보 지지층을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심 후보에 대한 맹폭 시점도 저울질하고 있다.

안 후보는 '공동정부준비위원장'으로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영입, 외연 확장을 통한 막판 반전을 시도했다. 홍 후보와 문 후보 등 양극단의 패권 세력을 배제한 개혁공동정부론을 통해 문 후보와 차별화를 꾀한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의 영입을 통해 집권 시 안정감과 함께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문 후보로부터 '토사구팽'을 당한 김 전 대표를 활용해 호남의 반문 정서를 자극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동시에 경제 민주화의 아이콘인 김 전 대표가 영남의 보수층에게 안정감을 줄 것이라는 기대도 하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 구상은 대립과 반목의 과거 대신 국가개혁 과제와 민생경제 입법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국가운영 비전의 미래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후보는 문·안·홍 후보 간 대결을 뜻하는 '천하 삼분지계'를 필승의 카드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진보층은 문·안 후보가 양분하고 홍 후보가 보수를 결집하면 승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박지원 때려 안철수 잡기' 전략이 먹혀들었다고 보고 앞으로는 '문재인 때리기'에 집중한다. 문 후보를 지지율 38~40%의 박스권에 가두고 안 후보가 일정 부분 문 후보의 지지층을 잠식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대립각을 세워 '적대적 공생관계'를 형성함으로써 심 후보가 문 후보 지지층을 흡수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홍 후보 측은 문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으로 확장성을 차단하고 안·심 후보가 문 후보 지지층을 잠식하면 문·홍 양강 구도가 형성되면서 막판 대역전을 이룰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